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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제 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대마 수상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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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결승 3번기 제2국>

○·박영훈 9단(1패) ●·이세돌 9단(1승)

제9보(101∼107)=마주 보고 달리는 두 대의 자동차. 박영훈 9단이 102에 두었을 때가 핸들을 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오래 전에 ‘대마 포살’의 결심을 굳히고 있었고 이제 와서 마음을 바꿀 사람이 아니다. 그는 일초도 생각하지 않고 103으로 파호했다.

백 대마가 사는 길은 외곽 흑을 잡는 길뿐이다. 단순한 포위는 안 되고 수상전으로 몰아붙여야 하는데 백 대마는 수가 겨우 5∼6수밖에 안 된다. 그 때문에 처음엔 누구나 백 대마가 사망했다고 생각했다. 점심식사 후 갑자기 벌어진 대사건이었다. “단명국” “2 대 0으로 이세돌 9단 우승” 등 대국장 밖이 부산해지고 있었다. 한 관계자가 와서 물었다. “시상식을 준비해야 하나요.”

모니터 속에서 박영훈 9단이 104로 붙이고 106 끊고 있다. 멋진 조임의 맥. 107로 잡았을 때 다음 한 수가 중요하다.

실전 진행(108∼116)=108로 나가 두 점으로 키워 죽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 109로 잡을 때 비로소 110부터 조여붙인다. 112(△)로 먹여치고 113(108의 곳) 따내자 114의 단수. 115(△)로 잇자 흑 모양은 세상에 보기 힘든 뚱뚱하고 희귀한 모양이 됐다. 116 젖혀 드디어 수상전인데 누가 빠르냐.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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