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좌타자 많은 쌍방울戰 LG 2루수만 바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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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83년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왔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보면 「필살수비」라는 것이 나온다.
시즌 전승을 예고한 서부팀이 실점위기에 몰렸을 때 주인공인 1루수 오혜성으로부터 사인이 나온다.
투수 조상구는 바깥쪽 빠른 공을 던지고 타자가 때린 타구는 정확히 전진수비하고 있는 오혜성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간다는것이 「필살수비」의 시나리오.
쌍방울타자들이 때린 타구는 마치 필살수비를 보는 것처럼 LG2루수 박종호(朴鍾皓)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다.1회초 세타자가 모두 2루 땅볼로 아웃된 것을 비롯해 박철홍(朴徹鴻)이 2회초 2사까지 기록한 아웃 카운트 5개가 모두 2루 땅볼.
언더핸드 박철홍의 주무기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떨어지는 싱커이기 때문에 땅볼타구가 많이 나왔다.타자들의 배트 밑쪽에 맞기때문.또 이날 쌍방울타선에는 1번 박노준(朴魯俊)을 비롯해 김광림(金光林).김기태(金杞泰).심성보(沈聖輔)등 4명의 좌타자가 포진해 잡아당긴 타구가 2루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박종호는 5회까지만 무려 7개의 보살(補殺.어시스트)을 기록하는 등 이날 모두 11개의 보살을 기록해 2루수부문 프로야구역대경기 최다보살(10개.87년5월6일 OB金光洙 등 3명)기록을 경신하는등 필살수비(?)를 선보였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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