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한 질문 강의 히트 '성적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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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규 강사는 고려대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분당청솔학원(031-708-9001)에서 언어영역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선생님의 열정이 무서울 정도죠. 강의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어요.” “주변 상식도 풍부하신 것 같아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사회현상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해 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스타강사의 첫 번째 조건은 다름 아닌 학생들의 전폭적 지지다. 그런 면에서 노재규(37) 강사의 스타성은 이미 검증됐다. 분당의 한 학원에서 언어영역 단과반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씨는 이 분야 경력 12년의 베테랑.
 “처음부터 100%를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수업하면 70%의 필수적인 내용도 제대로 전달이 되질 않아요. 일단 70%의 필수내용만 전달하고 심화내용인 30%는 아이들의 질문이 나올 때 제대로 전달하는 방식이죠. 질문과 답을 통해 집중력도 높이고 다이내믹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효과가 아주 좋아요.”
 역설적이지만 이런 강의 방식은 노씨가 자신의 재수생 시절에 터득한 방법이다. 그때만 해도 강사의 일방적인 진행으로 수업이 이뤄지다 보니 지루하고 집중력도 떨어져 능률이 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수업 때마다 질문을 따로 만들어 강사를 찾다보니 효과가 만점이었다는 것. 노씨는 “요즘엔 그저 배우기만 하면 자기 것이 되는 양 착각하는 학생이 많다”며 “자기풀이 과정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학(學)’에서 시작해 ‘습(習)’에서 끝나야 한다는 것. 임기응변에 약하고 쉽게 좌절하는 학생들을 향해 노씨는 자신의 경험을 든다.
 “재수 시작 전에 6개월 정도 봉재공장에 다닌 적이 있어요. 정말 힘들었죠. 그런데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낙천적이더라고요. 나름대로 꿈을 가지고 힘든 현실을 이겨내고 있었어요. 그들을 생각하면 좌절이나 절망이라는 단어는 남의 얘기죠.”
 학생들 사이에서 언어영역의 귀재로 불리는 노씨는 상담 선생님으로도 이름이 높다.
 “강사 초창기에 학원의 방침으로 아이들 상담을 적극적으로 펼친 게 아직까지 이어지는 거죠. 그 때는 심지어 가정방문까지 다녔어요. 물론 순수성을 의심하던 친구들도 있었지만 이젠 신뢰가 쌓여 아이들이 많이 따르는 편입니다.”
 사설학원은 특성상 한 시간 한 시간이 수익과 직결된다. 상담교사를 따로 두고 아이들의 학습상담 뿐 아니라 사생활 고민까지 들어준다는 건 언감생심이다. 노씨의 인기 비결은 여기에 있다. “선생님들 실력은 기본입니다. 학생 얘기를 얼마나 경청해 주느냐에 따라 수강기간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노 선생님은 뛰어난 실력도 실력이지만 아이들 집안 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학생이 특히 많아요.” 이 학원 김형중 원장의 말이다.
 노씨의 교육철학은 예상대로 ‘아이들을 향한 관심’이다. “예전에 ‘여고괴담’이라는 영화에서 1년 내내 교실에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게 관심을 받지 못한 학생이 있었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더라고요.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저는 제 반의 모든 학생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눕니다.”
 이렇다 보니 노씨가 가르친 학생들의 진학실적도 좋을 수밖에 없다. 2008학년도 수시모집을 겨냥해 논술을 준비하던 학생의 90%정도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남들이 뭐라던 내일에 최선을 다하면 어디서든지 떳떳하다는 노재규 강사. 그는 “‘100점 맞은 학생도 배울 게 있는 수업’을 진행하는것이 나의 과제이자 보람이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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