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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韓日수교30년-兩者관계 넘어선 넓은시각 필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돼 이땅에 조선통감부가 설치된 1905년이후 韓日 양국관계가 정상화된 것은 60년만인 1965년 韓日기본조약이 체결된 때라고 할 수 있다.우여곡절끝에 양국은 지난 30년간 성실하게 노력해 서로에 도움이 되는 일들 을 추진해왔다.그러나 아직도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일본의 핵무장화 의혹은 남아있다.이에 대해 일본측은 한국사람들의 고정관념이라고 주장하며 이의 탈피를 갈구하고 있고 한국측에서는 지식인 사이에 의견이 나뉘어 있다.
한 부류는 일본을 늘 비판하고 욕하고 있는 지식인.학자,그리고 대중운동가들로서 일본이 군국주의화와 일국번영주의를 추구하고있기 때문에 외국과의 협력을 통해 일본의 지역적 패권주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다른 부류의 지식인들은 순진한 견해를 견지하고 있다고 비판받는 사람들로서 일본의 전후 변화가 분명히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게 하였다고 생각하는 부류다.이들은 자칫 일본에 가까운 사람이라 지목받기도 하고 아무것도 모른다고도 비판을 받는다.이러한풍토속에서 객관적 판단과 견해를 가지고 국교정상화이후 30년동안의 韓日간의 관계를 반성.비판하는 일은 무척 어려운 것이다.
극일(克日).반일(反日)그리고 배일(排日)이라는 민족적 감정과 과거 일본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논객과 언론들은 지금까지 나름대로의 주장을 해왔다.
그리고 정부는 국민정서의 통합을 위하여 간간이 이같은 주장을원용하기도 했지만 현재 韓日관계는 한마디로 말하면 극히 정상적이고 현안에 대한 어려움이 없다고 보여진다.
그런점에서 본다면 국민적 반대가 있었던 협정당시와 지금은 분위기도 매우 달라졌다.
65년 국교정상화이후 30년을 돌아보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겠다.
첫째,30년전 국교정상화 반대운동을 하던 학생세력이 정부의 새로운 엘리트로 등장하려는 즈음에 있다.이들과 이념적으로 맞지않았던 지난날의 권력엘리트가 앞으로 대치하게 된다는 점이 국내정치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둘째,30년사이에 이뤄놓은 경제성장과정에서 자본투자.기술이전.기업의 공동운영.인력개발 등을 통해서 韓日간 이뤄진 네트워크가 결과적으로 양국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앞으로도 이런 연계구조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
셋째,30년전 후진국이었던 한국은 일본의 정부개발원조(ODA)와 경협자금을 통해서 빠른 성장을 해왔으나 결과적으로 양국간신뢰구축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아 제3국에서나 다자간 협력관계설정에 양국이 중추적 경제협력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넷째,한국과 일본은 동북아에 있어서 평화와 안정의 수혜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후견인격인 미국이 이지역의 안전보장을 위하여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리라는 생각을 똑같이 갖고 있기때문에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의 평화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있다고 생각된다.
3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韓日관계를 한국과 일본과의 양자관계로만 생각할 수 없다고 믿어진다.
일본의 세계화.국제화 전략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주변국가들에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일본은 자신의 축적된 정보와 예측능력을 통해 앞으로의 동북아 또는 세계정치를 내다보고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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