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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순네쇼핑일기>보상교환판매 크게 싼편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요즘 신문에는「쓰던 물건을 파격적인 값으로 쳐서 신제품과 바꿔준다」는「보상교환판매」광고가 연일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26일까지 청소기(보상가 3만원)를,현대전자는 22일까지 휴대폰(보상가 최고 64만원)을,인켈은 21일까지 노래방기기를 보상판매중이다.
또 동양매직은 28일까지 정수기(모델에 따라 5만~10만원 보상)를,엔젤하우스는 7월9일까지 신형녹즙기를 구형녹즙기(보상가 10만~15만원)및 믹서.주서기(보상가 5만원)와 바꿔주고있다. 현대전자는 지난달 22일부터 한달간 제품의 기종이나 생산연도에 관계없이 자사제품 휴대폰을 가져오면 64만원,타사제품은 52만원씩 쳐서 보상해 주고 있다.
보상모델인 시티맨(HHP-9000)의 권장소비자가가 97만원이니 여기서 보상금액을 빼면 소비자는 각각 33만원,45만원에핸드폰을 장만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시티맨의 시중유통가가 68만원정도임을 감안해도 23만~35만원의 혜택 을 보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현대전자가 3~5%에 불과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보상교환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13일 아침신문에 아남전자 제품의 보상판매를 알리는 광고지가 끼여 들어왔다.결혼할 때 장만한 14인치 TV를 29인치로 바꿀 좋은 기회 같았다.
광고에는 60만원이상 제품구입시 10만원 보상,무이자 12회분할판매의 특전이 있다고 했다.
대리점에 가니 판매원은 『TV를 켰을때 화면이 잘 나오느냐』고 묻고는 10만원을 보상해준다고 했다.자사제품이건 타사제품이건 생산된지 5년이상된 제품은 10만원,5년이내의 제품은 12만~13만원을 쳐준다고 했다.
아남의 29인치TV(모델번호 CK-2945AIP) 권장소비자가가 1백34만8천원이므로 구입가격은 여기에서 보상가 10만원을 뺀 1백24만원이라는 계산이다.현금으로 구입해도 더이상의 추가할인은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용산전자상가 등에서 같은 제품을 현금으로 구입할 때의가격이 1백1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보상판매라고 해서 큰 이득은 없는 셈이다.
보상판매는 자원재활용과 알뜰구매 측면에서 확산이 바람직한 제도지만 실거래가격이 아닌 권장소비자가에서 보상금액을 공제해줌으로써 오히려 보상을 포기하고 실거래가로 사는 것이 더 쌀 경우가 많다는 딜레마를 낳는다.
삼성청소기도 그렇다.계산해보면 3만원을 보상받는 경우와 통상대리점에서 10% 할인해주는 값을 비교하면 겨우 4천여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보상판매.알뜰구매의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이같은 문제가 있다는 것,그리고 자칫 더 쓸 수 있는 물건을 새것으로경솔하게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한번 더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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