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에 바란다-후보 학력.경력 과대포장 속지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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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는 어떻게든 유권자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애를 쓴다.
학력과 경력등으로 적절히 포장하기도 하고 로고와 광고카피를 이용,대중적 정서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기도 한다.
물건을 만들어 파는 기업이나 상인이 그럴듯한 포장과 선전을 통해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것과 같은 이치다.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포장과 선전이 언제나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데있다.과대포장과 과대선전의 경향이 없지 않다는 말이다.
후보자가 행하는 과대포장과 과대선전의 유형은 여러가지다.국내외 대학의 비학위 단기연수 과정을 지나치게 앞세우는등 학력을 그럴듯하게 꾸미는 일이 그 첫째다.미국의 경우 많은 명문대학들이 정치와 행정분야에서 3~4일 혹은 하루 이틀의 단기 연수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등록금은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비싼 반면 돈만 있으면 누구나쉽게 등록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들이다.
단기 연수중에는 실제 의미있는 교육이 진행되는 경우가 없지 않다.그러나 단기과정에 지나칠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거나 꼭 무슨 정규과정을 이수한 것처럼 꾸미는 데에는 경계의 눈길을 보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다 유권자를 현혹시키는 것 자체가 이미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자격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경력을 보기좋게 포장하기도 한다.그럴듯한 이름은 달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는 유명무 실한 단체와연구소등의 대표나 중요 임원인 것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그 좋은예다. 시민단체의 이름을 파는 경우도 있다.시민단체가 자원단체임을 이용해 선거가 있기 몇개월전에 부랴부랴 가입,그 회원임을표방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다.유명 정치인과 찍은 사진을 앞세워 자신의 정치 경력을 포장하는등 과대포장의 예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다.
유권자는 이런 과대포장을 제대로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이러한 눈을 지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유권자 스스로 학력에 대해 집착하는 경향을 버려야 할 것이다.
학식높은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 먹은 마당에 학력보다는 이 나라 민초의 마음을 얼마나 이해하고,또 그를 다스려줄수 있느냐가더 중요한 기준이 돼야한다.
경력도 마찬가지다.단편적인 것을 볼 것이 아니다.비교적 큰 관심을 갖고 종사해온 후보자의 주된 경력이 무엇이었나를 보아야한다.단편적인 사안들에 매달리는 경우 자칫 인물에 대한 평가를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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