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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그림 곁들인 연주회 풍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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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미술과 무용을 곁들인 음악회들이 풍성하게 열린다.
시각적 요소가 강한 춤과 그림은 청각예술인 음악과의 결합으로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어 관객의 감수성을 자극하는데 적격이다.
또 역사적으로 작곡가들은 그림과 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으며무용가.화가들도 음악을 듣고 느낀 바를 작품화한 경우가 많다.
이제 화랑에서 열리는 연주회는 흔한 풍경이 돼버려 「이색음악회」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이같은 현상은 올들어 음악회가 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나타난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딱딱한 분위기의 음악회에서 탈피,청중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려는 노력인 동시에 비디오시대가 낳은 멀티미디어적 경향을 엿보게 해준다 .
따라서 고정화.박제화된 음악회 형식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이같은 경향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청소년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금난새와 함께 떠나는테마음악여행」(17일 예술의전당 음악당)의 이번달 주제는「미술과 음악」.무대 뒤를 둘러싼 흰색 벽에 10개의 그림을 전시한가운데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 한다.
또 같은날 열리는 소프라노 이승희독창회(문화일보홀)는 일본에서 활동중인 설치미술가 김혜경씨의 무대미술과 어우러지는 공연.
천과 스크린을 이용한 색다른 무대다.
28일 환기미술관에서는 김창수(34)씨의 인도음악과 김수자(38)씨의 설치미술이 만난다.
김수자씨는「보따리작업」으로 잘 알려진 작가로 김창수씨와 남매간.연주 시작전 꽃잎을 바닥에 뿌리면 꽃잎.보따리.관객이 모두오브제가 되어 음악과 한몸이 된다.
퍼포먼스와 이벤트의 요소를 가미한 무대도 있다.오는 24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광장에서 열리는 「미술과 음악의 만남」.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화가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보임으로써 관객들의 예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축 제다.
김영동씨가 연주하는 대금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김기창화백이 바보산수화를 그려보인다.또 이 행사에는 김기창.김흥수.유진규씨등화가와 서울팝스오케스트라,그리고 성악가.가수.국악인 등이 참가한다. 지난달 25일 쇼팽홀에서 열린 박은희 피아노독주회.「발레를 곁들인 음악회」로 쇼팽의 『레 실피드』가 연주되는 가운데발레리나의 춤이 펼쳐졌다.朴씨는 국내에서 축제성을 가미한 음악회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발레음악 연주때 춤을 가미한 경우는 지난해 「금난새와 함께 떠나는 세계음악여행」에서 연주되었던 차이코프스키의『백조의 호수』와 생상스의『동물의 사육제』중 「백조」에서 볼 수 있었던 풍경이다. 또 오는 29~30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춤이 있는리사이틀」은 한국이 낳은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씨와 뉴욕시티발레단의 수석무용수들이 펼치는 환상의 무대.스트라빈스키의 음악과 밸런친의 안무가 어우러진다.
피아니스트 스테판 셰어와 뉴욕시티발레단의 톱스타 달시 키슬러,니콜라이 후버의 2인무가 참여하는 완벽한「4중주」다.연주곡목은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아모음곡』『협주적 2중주곡』과 라벨의『바이올린 소나타』『하바네라』.
이 공연은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첫선을 보인후 지난 3월 뉴욕.시카고.워싱턴 등지에서 관객들을 매료시켜왔다.
李長職〈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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