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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주자 3인 “이런 복병이 …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민주), 존 매케인(공화) 등 미국 대선 주자 세 명이 각각 만만치 않은 복병을 만났다. 오바마는 자신이 다니던 교회 목사가 흑백 대결을 조장하는 발언을 한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힐러리는 그간 논란을 빚었던 백악관 시절의 각종 기록들이 전격 공개된다. ‘준비된 대통령감’이란 인상을 굳히려 이라크를 방문했던 매케인은 이라크 사태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  

◇인종문제 견해 밝힌 오바마=오바마는 18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인종 문제에 대한 견해를 처음 밝혔다. 그의 정신적 스승인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가 “흑인은 ‘갓 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라고 외쳐야 한다”고 하는 등 백인과 미국을 비난하는 설교를 한 사실이 드러나 사태가 불리하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설이란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라이트의 여러 정치적 견해가 내 생각과 많이 다른가”라고 자문한 뒤 “전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라이트는 내게 가족과 같다. 내 결혼식 주례를 봤고, 두 아이들에게 세례를 줬으며, 내 신념을 굳게 다져 줬다. 내가 흑인사회와 단절할 수 없듯 그와 절교할 수 없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흑백)차별의 유산이 남아 있고, 요즘도 일어난다.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의 연설이 1960년 대선에서 존 F 케네디 당시 민주당 후보가 가톨릭 교도로서의 입장을 밝힌 연설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의 연설이 백인 유권자들의 오해를 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힐러리 숨은 비밀 드러날까=힐러리의 퍼스트 레이디 시절 공식 일정을 담은 1만1046쪽 분량의 문서가 19일 오전 인터넷과 아칸소주 리틀록에 있는 ‘클린턴 대통령 도서관’에서 공개된다. 힐러리는 그간 공화당 측은 물론 오바마로부터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 작성된 일부 문서를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거센 비난을 받아 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들 문서는 백악관 시절의 일정표와 당시 힐러리의 일정 담당 보좌관이었던 패티 솔리스 도일의 서류들을 포함하고 있다. 미 시민단체인 사법 감시(Judicial Watch)는 국립문서보관소에 힐러리의 일정 및 전화통화 일지 등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낸 바 있다. 이 단체는 힐러리가 책임자였던 백악관 건강보험 개혁 태스크포스팀의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별도의 소송도 냈었다.

◇이라크에 대한 무지 드러낸 매케인=매케인은 18일 요르단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알카에다의 테러리스트들이 이란에서 훈련을 받고, 이라크로 돌아와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틀린 발언이었다. 시아파가 주류인 이란은 수니파로 구성된 알카에다와 적대적이다. 매케인은 동행한 조 리버먼 상원의원(무소속)이 귓속말을 해 준 뒤 급히 자신의 말을 정정했다. “미안하다. 이란인들이 훈련시킨 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지 알카에다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의 실수는 즉각 민주당의 반격을 불렀다. 캐런 피니 민주당 전국위원회 대변인은 “이번 일은 단순 실수라기보다는 이라크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공격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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