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9단( 1패) ●·이세돌 9단( 1승)
이 흐름은 즉각 박영훈 9단에게 감지된다. 처음엔 무조건 ‘참고도’ 백1에 둘 생각이었다. 이것으로 우변은 거의 제압된다. 그러나 흑2는 작은가. 한번 의심이 생기니까 점점 파문이 번져간다. 흑2가 오면 B의 붙임도 생긴다. 반면 상대가 버린 우변은 C의 붙임 등 자잘한 뒷맛이 있어 점점 작아 보인다. 박영훈은 끝내 ‘확실한 현찰’인 68을 선택하고 말았다. 대실착이었다.
초조하게 하회를 기다리던 이세돌 9단은 69, 71을 선수한 뒤 부리나케 73으로 뛰어나간다. 천만다행이었다.
상대가 스스로 심리전에 걸려줬으니 망정이지 이곳을 거꾸로 당했으면 바둑이 그냥 끝날 뻔했지 않은가. 74는 68 때 작정한 일관된 실리작전이지만 75로 폐석들이 준동하니 세상이 온통 어수선해졌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