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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中.日 선물시장 운영의 교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지난달 18일 중국정부는 상하이(上海)거래소의 국채선물(國債先物)거래를 정지시켰다.이는 올해들어 지난2월에 이어 두번째 시장폐쇄로서 선물시장이 과열된 나머지 개인 또는 기관투자가의 투자한도등 정부규제가 유명무실해지자 취해진 긴급조 치다.예를 들어 지난 2월 시장폐쇄 조치가 내려졌을 때 중국 최대 증권사가 허용한도의 무려 20배에 달하는 국채선물을 매도한 것으로 밝혀졌고 지난달에는 또 다른 5개 증권사가 허용한도를 크게 어긴 것이 적발됐다.
그러나 늘어만 가는 재정적자를 메울 목적으로 매년 막대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해야 되는 중국정부는 이번 조치로 인해 연말까지 발행계획인 1천5백억위안(元)어치의 국채를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국채선물시장 덕분에 투자자들은 가격변동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어 낮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국채를매입했으나 이 시장이 폐쇄된 상태에서는 훨씬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지 않고서는 국채를 매입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장폐쇄 조치를 당한 것은 국채선물시장만이 아니다.중국은 지난 90년 정저우(鄭州)에서 최초로 콩 등을 거래하는 상품선물 거래소가 개설된 이후 총 18개의 선물거래소가 설립돼거래량이 크게 증가하고 국채선물등 금융관련 선물 도 거래되는 등의 발전단계를 밟아왔다.그러나 양적팽창과 더불어 몇년 전부터선물시장이 카지노 판처럼 투기장(投機場)화하는 현상이 심화되기시작했다.이에따라 중국정부는 사행(射倖)심리의 확산과 그 부작용을 막기 위해 거래대상 별로 시 장 폐쇄조치를 취해왔는데 이결과 현재로서는 기존에 설치된 선물시장의 4분의3이 거래정지 상태에 놓여있다고 한다.
결국 선물시장을 도입한 중국정부의 시도는 일단 실패한 것으로평가되고 있다.이러한 결과를 낳게 된 이유로는 1차적으로 투자자들의 지나친 사행심을 꼽을 수 있으나 거래증거금률이 국채선물시장의 경우 2.5%로 다른 나라의 10~20 %에 비해 크게낮고 선물계약의 실행을 보장해줄 청산소(淸算所)를 갖춘 선물거래소가 거의 없는등 제도미비와 정부규제가 효과적으로 집행되지 못한 것도 큰 이유로 들수 있다.이는 현재 모의거래에 이어 내년도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주가지수 선물시장과 더불어 조만간 상품 선물시장도 출범할 예정으로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하겠다.하지만 지나친 규제는 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음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지난 88년 주가지수 선물시장을 도입한 일본의 경우 당국이 그 부작용을 지나치게 의식,과잉규제를 한 결과 선물시장의 발전이 크게 낙후된 한편 그 시장이 싱가포르와 같은 국외에서 더욱 번창하는 결과도 낳았다.중국과 일본의 예는철저한 제도정비와 적절한 규제가 선물시장의 성공 요건임을 보여주고 있다.
〈三星경제硏 금융증권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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