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피격 美조종사 無線접촉 헬機동원 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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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2일 보스니아에서 격추된 美공군 F-16전투기 조종사 스콧 오그래디(29)대위가 실종 6일만인 8일 새벽 美해병대 특수요원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소나무숲에서 벌레와 풀.빗물로 6일째 생존투쟁을 벌이던 오그래디대위는 이날 오전2시 F-16機 격추지점 인근을 초계비행중이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소속 美공군기와의 무선접촉에 성공했다.무전기는 조종사의 긴급탈출시 소지하는 비상 장구에 포함돼 있던 것이다.
아드리아海에 정박중이던 美상륙함 키어사지號의 해병대 요원들은무선접촉 3시간여만인 오전5시45분 2대의 헬機에 분승,오그래디대위가 있는 곳으로 출발했으며 뒤이어 40여대 비행기들이 엄호비행을 시작했다.
헬리콥터가 작전현장에 도착하자 소나무밑에 숨어있던 오그래디대위는 땀으로 뒤범벅이 된 채 한손엔 권총을 들고 쏜살같이 달려왔다.해병대원 한명이 뛰어나가 그를 낚아채 함께 헬리콥터에 탑승했다.구출작전은 착륙 2분만에 완료됐다.이때 시 간은 오전6시44분.
헬리콥터가 출발하자 사방에서 세르비아系의 총격이 시작돼 헬리콥터 동체와 회전날개에 구멍이 났고 이어 지대공(地對空)미사일까지 발사됐으나 빗나갔다.이에 대해 세르비아系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일부러 헬리콥터를 명중시키지 않았다고 주장 했다.[나폴리.사라예보 AP=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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