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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훈 테스트 않고 덜컥 '태극마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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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축구대표팀에 깜짝 발탁된 박세훈이 10일 서울 타워호텔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김춘식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오는 23일 19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한.일전(도쿄) 선수 명단에 재일동포 3세 박세훈(19)선수를 실력 검증 없이 포함시켜 논란을 빚고 있다.

9일 축구협회가 발표한 '한.일전 대비 U-19 대표팀 소집 명단' 22명 가운데 오사카조선고교 출신인 그가 들어간 것이다. 박세훈은 1985년 일본에서 태어나 조선(북한) 국적으로 2002년과 지난해 오사카 고교선발 베스트11에 선발된 선수다. 고교 졸업 후 일본 프로팀 입단이 어려워지자 최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기량이 전혀 확인되지 않은 그를 에이전트의 말만 믿고 대표팀에 발탁했고, 기술위원회도 이를 추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성화 감독 등 코칭스태프 중 누구도 그의 플레이를 직접 또는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단지 박선수의 에이전트인 이철호(위더스스포츠 부사장)씨의 "일본에 좋은 선수가 있다"는 얘기만 듣고 대표팀에 덜컥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성화 감독은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할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능하면 많은 선수를 테스트하기 위해 선발했다. 기량이 떨어지면 최종 20명 엔트리에서 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 하루라도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에서 훈련한 선수는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경력을 얻게 되므로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해외 출장 중인 김진국 기술위원장을 대신해 이번 명단을 추인한 조영증 부위원장은 "테스트 차원에서 뽑았지만 대표선수로 최종 선발된 것처럼 오해될 소지가 있었다"고 실수를 인정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선발 과정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9일 서울에 온 박세훈은 국내 프로팀들에 입단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대전 시티즌은 테스트 요청을 거절했다.

글=정영재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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