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라이프>생태계의 알파 오메가 흙에 관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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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오늘날 세계에서 야생꿀을 먹을수있는 나라는 많지않다. 뉴질랜드나 미국 같이 숲이 잘 보존돼 철따라 늘 꽃을 볼수있는 곳에서나 얻을수 있다. 이스라엘은 2천년전 예수가 활동하던 당시까지 야생꿀이 풍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땅은 옛날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일컬어졌던 곳이다. 그런데 2차대저이후이땅에 다시 이스라엘을 세울때에는 풀 한포기 없는 완전한 사막이 되어 있었다. 풀이나 나무가 자랄수 있는 흙이 아예 다 씻겨가고 없었던 것이다. 지금 이 나라에 있는 식물들은 모두 그후에 피땀흘려 개간하고 인공적으로 심은 것들이다.
현재 세계의 많은 땅들이 이스라엘의 전철을 밟아 흙을 잃고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다. 미국의 플로리다주에서 습지의 물을 빼고 농경지로 개간한 곳에 자를 꽂아 두었더니 지난 70년동안 흙이 1.5m나 떠내려가 버렸다. 앞으로 20년 내지 30년만 이런 속도로 더 흙을 잃으면농사지을 흙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중국은 흙을 잃는 속도가 참으로 엄청나다.황하가 실어 나르는흙은 황해에 간석지를 매년 1㎞씩 만들 정도다.그래서 앞으로 몇백년이면 우리는 중국까지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양자강 유역에도 나무가 거의 없다.양자강은 씻겨 내려온 시 뻘건 흙으로 「홍하(紅河)」가 되어 있다.이렇게 흙을 계속 잃어가면 양자강유역도 언젠가는 황하 유역처럼 모래사막으로 변할 것이다.그리고황해는 중국에서 떠내려온 흙으로 다 메워질지도 모른다.그때 중국땅은 자갈밭과 모래사막으로 변할 것이다.
지구에 있는 많은 땅이 대개 이런 과정을 거쳐 사막이 됐다.
유럽이나 미국사람들이 맨흙이 드러나지 않도록 철저히 나무나 풀로 덮고,토목공사를 할 때면 흙을 모아 두었다가 다시 깔고,비에 흙이 씻겨나가면 무슨 큰일이 일어난 듯 하는 이유도 여기에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흙이란 것은 무한정 있는 것으로 여기고이를 관리하는데 너무 무관심해 왔다.산을 파엎어 사태가 일어나도록 하고 강옆을 개발한다면서 이상하게도 흙이 더 잘 흘러 들어가도록 만들어 뒀다.화단에서는 비만 왔다하면 흙이 길 바닥으로 떠내려가고,공사장에서는 흙이 떡반죽처럼 묻어 나간다.
그래서 도시는 흙먼지로 뒤덮였고,비가 오면 흙가루 투성이다.
지구생태계를 지탱하는 것은 겨우 몇십㎝ 남짓한 두께의 흙이다.
이를 잘 지켜야 이 땅의 생명 기반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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