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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즈노가 21년 만에 다시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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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102년 역사의 일본 스포츠용품 업체인 ‘미즈노’가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미즈노 공식 수입업체인 덕화스포츠의 김창범(47·사진) 대표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한국에 30개의 매장을 열어 7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미즈노가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건 처음이 아니다. 1980년대 초반 롯데그룹과 합작법인을 세웠지만 87년 골프용품 부문만 남기고 철수했다. 김 대표는 “아직 국내 스포츠용품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때라 비싼 전문 브랜드가 생소했던 것 같다”고 설명한다. 지금은 시장이 무르익었다는 이야기. 그는 “요즘 몸 생각하느라 새벽이며 주말마다 운동하는 이가 얼마나 많으냐”며 “특히 야구 동호회의 활성화, 골프 대중화에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미즈노의 주력 제품군인 골프·야구 용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 탄탄히 자리잡은 나이키·아디다스 같은 브랜드에 비해 내세울 점은 뭘까. “서양 브랜드보다 아시아인들의 몸을 잘 안다고 자신합니다. 신발만 해도 발 길이만 갖고 발 크기를 잴 순 없잖아요. 아시아 사람은 발 볼이 넓고 발등이 두툼하거든요. 모자·티셔츠·바지도 이런 미묘한 차이가 있어요.” 덕화스포츠는 5년 뒤 국내 5대 스포츠 브랜드로 도약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미즈노는 1906년, 당시 20대 청년이던 미즈노 리하치가 일본 오사카에서 문을 연 야구용품 가게에서 출발했다. 1913년부터 야구 글러브와 공을 만들었고, 21년에 골프클럽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쓰이는 야구용품의 20%가 미즈노 상품으로 추산된다. 일본 출신 유명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와 타계한 강타자 루 게릭도 미즈노 제품의 고객이다. 골프채도 꽤 알려졌다. 2006년 글로벌 매출은 1616억 엔(1조7000여만원). 미즈노 마사토 회장은 3세 경영인이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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