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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곳지금은>화신백화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한국인이 이땅에 세운 최초의 백화점이었던 종로2가1번지 화신(和信)백화점은 일제시대 「조선제일의 갑부」로 불리던 故 박흥식(朴興植.지난해 작고)씨와 흥망을 함께했다.
朴씨가 몰락한후 철거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화신백화점 자리에는 현재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이 들어서고 있다.
朴씨는 약관인 28세에 귀금속전문점이었던 화신상회를 인수,낡은 목조건물을 콘크리트3층 건물로 개축,1931년 백화점으로 개점해 화려한 출발을 시작했다.
답례용 상품권증정,사은대매출등 이땅에 첫선을 보이는 신종상술로 화제를 뿌렸던 화신백화점은 창경궁을 개조한 동물원(창경원)구경과 함께 당대 최고의 볼거리중 하나였다.35년1월 대화재로건물이 전소되자 朴씨는 한국인 건축가 박고룡(朴 古龍.45년 작고)씨에게 설계를 의뢰,지하1층.지상6층 연건평 2천34평규모의 르네상스식 건물로 신축,화신의 명성을 더욱 높였다.
화신백화점은 해방이후 6.25의 전화속에서 다시 한번 잿더미로 변했다.그러나 朴씨는 화신 건너편 현 제일은행 본점자리에 신신백화점을 세우고 56년 화신도 복구,백화점왕으로서 명맥을 되살렸다.
그러나 6.25이후 잇따라 백화점들이 개업하면서 화신의 독점적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80년들어 朴씨가 거액의 부도를 내면서 화신은 신생 한보그룹.삼성생명등으로 소유권이 넘어가는 우여곡절을 겪어야했다.
86년 화신을 인수한 삼성생명은 종로2가 1번지 일대 공평19지구의 재개발계획에 따라 화신백화점부지와 인근 노후불량건물 24동의 부지등 1천5백40여평의 부지에 지하6층.지상18층 연건평1만6천3백여평 규모의 현대식 인텔리전트 판 매.업무용 빌딩을 짓고있다.88년 4월 착공돼 96년말 완공되면 2~8층은 백화점,9층은 전시실,10~12층은 근린생활시설,13~18층은 사무실이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
金龍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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