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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머니게임>1.國境 넘나드는 돈 하루 1조弗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국제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엔화가치가 올들어 4개월동안 20%나 치솟는가 하면 달러환율은 하루 등락폭이 2~3엔에 달하기도 한다. 꾼 들은 이 틈새를 놓치지 않고 거액을 동원해 시장을 뒤흔든다. 파생금융상품(디리버티브)란 괴물이 이미 국제금융시장을 지배하며 카지노 자본주의란 신조어까지 낳고있다. 먹지 않으면 먹히는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국제금융시장. 거친 숨결을 내뿜는 그현장의 모습을 10회에 나누어 싣는다.(편집자주) 오전 5시.밤새 쉼없이 생산된 정보가 그를 흔들어 깨운다.토니 영(37),그는 세계금융의 중심지 뉴욕 맨해튼에 있는 골드먼삭스증권사의 외환딜러다.눈을 뜨자마자 그는 침대옆 컴퓨터에 전원부터 넣는다.키보드를 두드리면 간밤의 동경시장 상황이 모니터에 나타난다.
달러약세를 막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외환시장에 개입한 여파로 달러환율이 85엔선에 육박했다는 소식이다.이어 영국상황을 들여다 본다.막 개장한 런던시장에서도 달러화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한번 히트친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다.토니 영은 지난 5월말 엔화를 대량 매각했다.연방은행(FRB)에 있는 친구와 최근의 미국경기및 FRB의 고민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내린 결정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이다.
한시도 멈추어 서있지 않는 국제금융시장.미국을 기점으로 보면호주와 도쿄(東京),그리고 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연결되는 24시간 열려 있는 시장이다.따라서 외환딜러들도 24시간 깨어있어야 한다.잠자리에서도 그들은 자기가 「찍은」방향 으로 시장이 움직여 줄 것을 꿈꾼다.
환율이 춤추는 요즘 이들의 긴장은 더욱 고조된다.헤지펀드로 대표되는 핫머니의 위세는 더욱 커지고 있다.물리학이나 수학을 전공한 금융공학자(파이낸셜 엔지니어)들은 쉼없이 새로운 「금융먹거리」를 시장에 내놓으며 손님들을 불러모은다.
이른바 디리버티브 물결이 세계금융시장을 뒤덮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심연(深淵)에 비유되는 이 시장 규모는 20조달러.짐작하기도 어려운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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