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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측 25% “지지 후보 안 되면 공화 찍겠다” 오바마 측 1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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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존 매케인 상원의원<左>이 14일 펜실베이니아주 스프링필드에서 유권자들과 만난 뒤 유세 버스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스프링필드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경선 양상이 정반대다. 장기전에 돌입한 민주당에선 버락 오바마·힐러리 클린턴 두 상원의원 진영 간 반목이 깊어지면서 지지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일찌감치 후보 자리를 차지한 공화당의 존 매케인은 이라크 등 외국 순방길에 오르며 대통령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지지 후보를 달리하는 민주당원들 간의 이견이 더욱 커졌고, 서로 반목까지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힐러리와 오바마 지지로 의견이 갈린 버지니아 주민 두 사람이 5년간의 친분에도 불구하고 식당에서 서로를 외면한 채 딴 자리에 앉은 사례도 소개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상황이 그대로 나타났다.

텍사스주 프라이머리가 실시된 4일의 출구조사 결과 힐러리 지지자들의 91%는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게 불만이라고 답했다. 오바마 지지자들의 87%도 힐러리 후보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심지어 전국 조사에서 힐러리를 지지하는 사람 4명 가운데 1명은 오바마가 후보가 되면 차라리 공화당 매케인 후보를 찍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지지자의 10%도 “오바마가 아니라면 매케인에게 투표하겠다”고 답변했다.

뉴욕 타임스도 16일 “길어지는 싸움에 민주당 수퍼 대의원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는 제대로 된 외교정책이 없다”는 힐러리 발언을 예로 들며 두 후보 간 거친 공방이 매케인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줄 수 있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걱정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반면 공화당 매케인 후보는 16일 이라크 바그다드를 깜짝 방문했다. 그는 이번 주 중 이라크·요르단·이스라엘·프랑스·영국 등 유럽과 중동 순방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은 “매케인 의원이 현재 이라크에 머물고 있으며 이라크와 미국 관리들을 만날 것”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20일로 전쟁 발발 5년을 맞는 이라크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매케인은 2003년 이라크 내의 미군 병력 증강을 지지했다. 이라크 문제와 관련한 여론조사에선 미국인들이 힐러리나 오바마보다 매케인에게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순방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점을 십분 활용해 국제 문제에 대한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구온난화와 고문 척결 등 세계적인 현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매케인은 집권당의 대선 후보다. 따라서 매케인 진영은 7일간의 순방 동안 해당 국가의 수반을 만나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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