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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 Life] 성취 경험·능력 발휘 기회 자주 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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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BS '아이의 사생활'의 한 장면.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윗줄)과 낮은 아이들이 그린 자신의 신체. 자존감 높은 아이들의 신체상이 더 역동적이고 자신감 넘쳐 보인다.

지난달 방영된 EBS 5부작 다큐멘터리 ‘아이의 사생활’이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다. 자문교수만 70명에 달 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그중 양육 태도가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자아존중감(자존감)’을 다룬 제3부는 부모들을 반성하게 했다.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송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까지 정리했다.

◇자존감 높으면 리더십도 뛰어나=자존감이란 자신이 사랑과 관심을 받을 가치가 있으며, 주어진 일을 해낼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것을 뜻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만족도, 남에 대한 이해심, 리더십도 높았다. 또 혼자 컴퓨터 게임에만 빠지기보다 친구나 부모와 여가를 보내는 등 다양한 활동을 균형 있게 했다. 학교·학업·친구에 대한 생각이나 인생과 선악 등 추상적인 생각도 많이 했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컴퓨터·휴대전화나 부정적인 기분에 대한 생각에 더 몰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를 잘한다’고 믿는 경향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학업뿐 아니라 대인관계, 직업 등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모든 면에 자존감이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자존감은 각종 난관을 극복하는 결정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성취 경험이 자존감 좌우=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성취 경험은 신경호르몬인 도파민을 분비시켜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 행복감이 동기부여가 돼 더 큰 성취로 이어지며 자존감도 높이는 방향으로 선순환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에 다양한 자극을 받아들이고 성취해내는 성공 경험이 긍정적 사회성을 형성하는 등 아이의 두뇌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원광아동상담센터 이영애 부소장은 “유아기에 부모의 인정을 받으며 형성된 자존감이 초등학교 진학으로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새로운 성취 경험을 쌓는 밑바탕이 된다”고 했다.

◇기다려주는 부모가 핵심= 숙명여대 교육학과 송인섭 교수는 “아이가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자주 주고,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연습을 하라”고 권한다. 우선 학교생활은 어떤지, 혼자 있을 땐 뭘 하는지, 무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등 1주일 정도 자녀를 충분히 관찰해 아이의 특성을 파악한다.

아이가 하는 말을 경청하되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도 전에 부모가 대안을 제시하거나 해결하지 않 는다. “숙제를 지금 할래, 저녁 먹고 할래?”라고 묻는 등 가급적 선택의 기회를 준다. 부모가 “넌 그걸 늘 틀리는구나”라고 비하하거나, “또 그러면 다리몽둥이 부러질 줄 알아”라며 폭력·위협을 암시하는 말을 하면 아이는 지레 ‘난 매우 나쁜 아이’라고 단정해 버린다. 자존감을 높이는 데에는 칭찬만 한 게 없다.

그러나 거짓에 가까운 과찬은 금물. 아이에게 늘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자녀의 부정적 감정도 인정한다. 자녀가 불만을 터뜨릴 때 이를 ‘나쁘다’고 단정지으면 아이는 자존감을 잃고 의존적인 행동을 한다.

송 교수는 “식탁 차리기, 장난감 치우기 등 아이의 성장 과정에 맞춰 도전과제를 주라”고 조언했다. 이런 연습은 스스로 해냈다는 자신감을 키워준다. 혹 실패하더라도 아이의 노력에 대해 칭찬해 준다. 가급적 아이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무리한 과제는 요구하지 않는다. 아이가 부담을 느껴 도전하길 꺼릴 수 있어서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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