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감독 코리아컵축구 출사표-7년여만에 대표팀 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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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축구의 광인(狂人)」박종환(朴鍾煥)감독이 과연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83년 청소년대표팀을 맡아 세계4강의 멕시코 신화를 창조한 朴감독. 그러나 88년 올림픽대표감독을 맡았다가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한후 국가대표팀에 관한 한 변방생활을 해야만 했다.더욱이 프로무대에선 두차례나 심판폭행등을 이유로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비범함은 오래지 않아 빛을 발했다.징계가 풀리자마자 일화를 우승고지에 우뚝 세웠고,수많은 무명선수를 스타로 길러내며 프로축구사상 첫2년 연속우승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던 것. 이제 국가대표감독에 관한 한「대안이 없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朴감독은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고 있다.풍부한 지도경험과 선수발굴능력,때론 풀고 때론 조이는 승부사기질등 朴감독은좀처럼 다른 감독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강한 개성의 지도자다. 3일 막을 올리는 제1회 코리아컵국제축구대회는 그런 그의 명예회복무대나 다름없다.
이를 위해 朴감독은 이번 대회에서도 특유의 기동력축구를 구사한다. 우선 3-6-1시스템을 기본으로 하되 상대팀에 따라 3-5-2,4-4-2시스템으로 바꾸는등 유동적인 플레이로 기선을제압한다는 복안이다.
유독「뛰는 축구」를 강변하는 朴감독은 고참을 뒤쪽에 포진해 스크린플레이를 구사하도록 하고 전방쪽에는 신인들을 배치해 종횡무진 누비도록 할 계획이다.
노상래(盧相來.전남)와 김현석(金鉉錫.현대),박건하(朴建夏.
이랜드)에게 전방저격의 특명을 내리는 한편 월드스타 홍명보(洪明甫.포철)를 수비와 중원의 핵으로 등용,게임의 진두지휘자로 발탁했다.또 신태용(申台龍),고정운(高正云.이상 일화),유상철(柳想鐵.현대)에게 미드필드 장악을 주문하고 부상에 시달리는 황선홍(黃善洪.포철),김도훈(金度勳.전북)은 히든카드로 사용한다. 朴감독의 승부수가 코리아컵의 서광을 밝게 한다.
〈金基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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