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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경험 쌓은 독점정책 전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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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에 서동원(57·사진) 김앤장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이 13일 내정됐다. 위원장에 이어 부위원장까지 민간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로 채워진 셈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에 대한 규제로 ‘경제 검찰’로 불리던 공정위의 역할이 크게 바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위원장에, 기업의 편에서 공정거래 사건을 맡았던 부위원장까지 가세한 만큼 앞으로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 대기업 규제를 푸는 데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 내정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업의 입장에서 불편이 없는지 따져보고, 인수위에서 마련한 규제개혁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다만 서민생활과 밀접한 불공정 하도급 거래나 독과점에 대한 감시, 소비자 권익 부문에 대한 정책은 예전보다 훨씬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서 내정자는 관료로서의 경력도 화려하다. 행시 15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경제기획원·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공정위를 두루 거쳤다. 순수 민간 위원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 관료의 속사정을 잘 아는 부위원장을 인선했다는 것이다. 서 내정자는 공정위에선 독점관리과장·독점국장 등을 거쳐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상임위원을 지냈다. 상임위원 시절에는 공정위 역사에 남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점 사건을 처리했다.

평소 꼼꼼한 업무 처리로 정평이 나 있으며,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이다. 조용한 말투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졌다는 평이다. 특히 부인인 신혜경 전 중앙일보 선임전문위원도 청와대 비서관에 발탁되면서 부부가 함께 이명박 정부에 중용되게 됐다. 경기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다시 법학과로 편입해 졸업했다. 사무관 시절 경제기획원 내 최초로 미국 로스쿨에 유학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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