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올봄 ‘중국 현대미술 진면목’ 감상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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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 인사동·청담동 화랑가에서 중국 현대미술 전시가 줄줄이 열리고 있다. 줄잡아 10여 건에 이를 정도다. 중견 작가부터 국내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신예 작가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그만큼 다양한 중국 미술의 세계를 맛볼 기회다.

물에 잠긴 자금성 주변서 사람들이 다닥다닥 헤엄치는 모습을 그린 ‘잠긴 도시’로 유명한 천렌칭(41)은 1세대의 풍자정신을 이어받되 보다 조형적인 화면 구성을 보여준다. 캔버스에 유화지만 번진 듯한 몽롱한 화면이 문인화를 연상케 하는 런샤오린(45), 전통 미인도와 흡사한 유화 인물화를 그리는 왕치펑(37)도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두 사람은 정치·사회적 이슈를 직접적으로 발언하지 않는 가운데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절제된 추상 회화를 보여주는 천루오빙(38)의 그림을 보면 ‘이거 중국 미술 맞아?’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난해 4월부터 베이징에 지점을 운영 중인 갤러리 아트싸이드 이동재 대표는 “1세대 중국 당대 작가들의 작품은 이슈의 산물이다. 너무 알려져 식상할 정도다. 앞으로 중국이 변한다면 중국 당대 미술은 어떻게 변할까가 관건이다. 이것은 작가에겐 고민이고 관객에겐 기대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중국 밖 사람들은 왜 중국 그림에 열광할까. 탕즈강은 “중국의 경제 발전 때문이 아니겠냐”라며 “예술엔 표준이 없다. 뭐가 절대로 좋고 절대로 나쁘다는 기준이 없다. 미술은 인류의 한 구성물이라 정치·경제와 연관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경희대 최병식 교수는 다소 유보적인 반응을 내놨다. “중국 신흥 부자들, 화교들의 자국 미술 매입 붐으로 주요 작가들은 가격이 너무 오른 데다 인기 작품을 판박이처럼 내놓고 있어 신예 작가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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