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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 군침 흘린 ‘제주 참치’ 95%가 일본으로 팔려 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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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9일 밤 제주도 서귀포 남쪽 30~40마일 해역에서 선망어선 한 척이 1500여 마리의 참치를 잡았다. 길이 110~150㎝에 무게 35㎏가량의 이 참치들은 마리당 15만~50만원에 부산공동어시장으로 넘겨졌다.

일본에 수출된 참치는 한언수산 등 네 곳에서 구입해 10일 오후 후쿠오카행 화물선에 실려 11일 아침 후쿠오카 하카다항에 도착하는 즉시 모두 팔렸다. 이들 참치는 주로 도쿄·오사카·나고야·고베 등 대도시 일식전문집으로 공급돼 초밥 재료로 사용됐다고 한다.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후쿠오카 수산시장에서 판매된 가격은 마리당 평균 50만원을 넘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가장 많은 500마리를 구입한 한언수산은 10일 낮 참치의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한 뒤 내장 자리에 얼음을 채우고 보냉상자(스티로폼)에 얼음과 함께 넣어 냉장 컨테이너에 실어 보냈다. 한언수산은 아가미와 내장을 제거하느라 동원참치와 사조참치의 원양어선에서 참치잡이 경험이 많은 선장 출신 ‘칼잡이’를 고용해 5시간이나 작업을 했다.

일본은 참치를 회와 초밥에 사용하며, 전 세계에서 잡히는 연간 400만t 중 4분의 1 정도를 소비할 정도로 ‘참치 왕국’이다. 참치 속의 오메가-3 지방산은 심장병을, 셀레늄은 대장암을 예방해 준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연근해에서 잡은 어린 참치를 해상 가두리에서 기른 뒤 시장에 내놓고 있다.

국내에 유통된 참치는 부산공동어시장 중매인을 통해 경락된 뒤 주로 서울의 유명 일식집에 공급됐다. 냉동되지 않은 이들 참치 회는 1인분에 10만원 이상에 팔린다고 한다. 가장 맛있는 뱃살 부위는 단골 손님이 아니면 맛보기 쉽지 않다. 참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일식집의 경우 참치가 확보되면 단골 손님들에게 연락해 팔기 때문에 일반인은 더욱 구경하기 어렵다.

한언수산 관계자는 “1m가 넘는 참치가 부산공동어시장을 통해 수천 마리가 한꺼번에 경매된 것은 처음”이라며 “예년의 경우 1m가 넘는 대형 참치를 구매하기는 1년에 서너 차례뿐이고, 많아야 10여 마리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참치 양식을 추진하기 위해 최근 일본 쓰시마 참다랑어 양식장을 둘러보고 온 경남 통영시 어업생산과 우지연(50) 수산물육성팀장은 “참치는 일본에서도 비싸지만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맛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고 전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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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1957년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진치’로 불렸다. ‘진짜 맛있는 생선’이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어감이 좋지 않아 나중에 참치로 바뀌었다. 참치의 정식 명칭은 ‘다랑어’, 영어권에선 ‘튜나(tuna)’, 일본에서는 ‘마구로’라고 불린다. 아열대성 어류로 동중국해 남부 해역에서 구로시오의 지류인 쓰시마 난류를 따라 북상해 우리나라 남해안에 잠시 머물다 동해안의 일본 동부 연안을 따라 북상해 북태평양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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