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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한국현대사>23<스티코프비망록>6.북한 사회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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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 농민들은 1946년 3월 5일 공포돼 3월말에 완료된 토지개혁에 비교적 만족했음이 드러났다.또 수확의 25%를 납부하는 농업현물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그러나 토지의 비옥도를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세금 부과와 각종 세금,열악한 형편 등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했다.46년 11월 실시될 도.시.군인민위원회선거를 앞두고는 처음 치러보는 선거가 너무 생소해 선거제도 자체에 의아심을 품는 북한 농민들의 모습도묘사돼 있다.토지 몰수를 두려워하는 지주들의 불안감도 엿보인다. ▲농민들의 동향은 좋은 편이다.특히 토지개혁과 수확의 25%를 납부하는 농업현물세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다.(46년 9월 6일) ▲농업현물세에 대해.농민들은 25%의 현물세에 찬성하고 있다.그러나 농민들이 분배받은 토지의 비옥도에는 차이가있고 비옥하지 않은 토지를 소유한 농민들에게,특히 산간지대의 화전민들에게는 불만이 존재한다.많은 농민들이 좋지 않은 형 편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다른 세금들,특히 학교세에 대해그러하다.(10월 22일) ▲선거에 대해.지주들의 동향.지주들은 토지를 다시 몰수할 것이라는 선전을 해대고 있다.(10월7일) 소련이 북한에서 가져간 산업시설의 수와 이를 환산한 금액이 부분적이나마 비망록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졌다.또 소련은 북한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김일성(金日成)과의 회담에서 朝蘇합작회사 설립을 서둘렀다.
그러나 북한의 공업발전 방향을 놓고 소련군지도부 사이에는 소련에 유리하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과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서로 맞섰다.이같은 사실들은 비망록에서 처음 공개됐다.
▲니콜라예프.코르클렌코.중공업기업소 121.양도되고 있는 모든 산업기업소와 철도.운수기관의 가격은 약 5억원.(46년 9월8일) ▲로마넨코(蘇軍 민정사령관).인쇄설비에 대해.1945년 가격으로 총계 6천1백만원에 달하는 6개의 기업소가 양도됐다.특별한 지시가 있을 때까지 흥남화학콤비나트의 양도를 미룰 것.(9월16일) ▲김일성(북조선노동당 부위원장)과 통화했다.
朝蘇해상운수회사와 원산석유정련회사 설립문제를 신속히 매듭지을 것을 논의했다.(10월 2일) ▲로마넨코에게 전화걸다.철도운수상황이 매우 열악하다.겨울용 연탄을 제조할 타르가 없다.3천t이 필요하다.후르소프.석탄이 없다.기관사들의 사보타주 사건이 있었다.그들은 석탄이 없다는 구실로 기관차 6량의 불을 꺼버렸다.(12월6일) ▲메레츠코프(극동군 제1전선군사령관)와 북조선 공업생산계획과 그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그는 북조선의 공업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슬라트코프스키는 소련에 북조선의 목재와 비료를 공급하는 협정을체 결하자고 제안했다.나는 북조선에서 많은 비료를 가져가는 것에 반대했다.왜냐하면 조선인들이 사용하기에도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나는 무역협정에 대해서도 슬라트코프스키에 동의할 수 없다.(12월18일) 소련군사령부는 45년 10월「대내 치안」이라는 명목하에 북한의 각 도에「보안대」를 조직해 이를 무장화하기 시작했다.해방 1주년을 맞는 46년 8월15일에는 평양에「보안간부 훈련대대부」를 설치했는데,이듬해인 47년 5월17일「북조선 인민집단군사령부」로 개칭됐다.비망록은 46년 9월 당시 북한의 일부 군부대의 병력과 소련 군사고문의 수를 밝히고 있다.또 군부대에 대한 보급 및 위생상태가 매우 열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소문으로만 전해졌던 북한주민들에 대한 소련군 의 난폭행위와 폭력행위가 공공연하게 자행됐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도주목할 만하지만 이를 소련군사령부가 엄단하려고 한 점 역시 우리의 눈길을 끈다.
▲군부대들에 대한 문제들.(1)철도경비대-정원3천9백84명,현재 약 2천명(2)경보병사단-정원 9천9백57명,사단장을 선발,연대와 대대의 지휘관과 부지휘관들-8백15명.소련군사고문-1백79명,통역관-10명(46년 9월 7일) ▲조선의 군대에 대해.조선군 업무를 누가 관장해야 하는가.(10월22일) ▲로마넨코에게 전화걸다.조선인들로 조직된 군대의 보급상태가 열악하다.피복과 군화가 지급되지 않고 있다.탈주병이 생기고 있다.소련군대 보급품중 5천족의 군화와 모포를 지급했다.
▲군용열차에서 우리 군인들이 하차해 주민들에게 난폭하게 굴고약탈행위를 하는가 하면 살인까지 자행한 사건이 발생했다.소련 병사와 장교들의 난폭행위와 약탈행위에 대해 보고할 것.(12월25일) ▲쉘라호프.북조선 주민들에 대한 우리측 병사들의 무례한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제25군 명령서에 서명했다.동계군사훈련에 대한 스탈린 동지의 명령서들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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