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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야구] 대통령배는 스타를 낳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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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 선동열(현 삼성 감독)의 맹활약으로 1980년 제14회 대회에서 우승한 광주일고 선수들의 시상식 장면. [중앙포토]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는 한국야구 스타의 산실이다. 한겨울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선수들은 녹색 그라운드에서 맘껏 기량을 발휘하며 선배들을 스탠드로 불러 모은다. 야구에 굶주린 팬들은 연일 투혼을 발휘하는 후배들의 멋진 플레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두 명의 걸출한 스타가 떴다. 휘문고 투수 김명제는 최고 구속 148㎞의 강속구를 뿌려 화제를 낳았다. 또 성남고 4번 박병호는 고교야구 사상 첫 4연타석 홈런포를 터뜨리면서 고교야구사를 바꿔놓았다. 김명제는 6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두산으로, 박병호는 신인 타자 최고액인 3억3000만원에 LG로 입성해 '신잠실 라이벌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39회를 맞는 대통령배는 원년인 1967년부터 스타를 쏟아냈다. 당시 경북고 2학년이었던 왼손잡이 야구천재 임신근(전 쌍방울 코치, 작고)이 선두주자였다. 서영무(전 삼성 감독, 작고)가 이끈 경북고는 조창수(경북고 감독).강문길 (단국대 감독) 등을 주축으로 이듬해까지 고교야구를 휩쓸었다. 임신근은 2년 연속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며 고교야구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10주년을 맞은 76년 10회 대회 때는 김용남(전 군산상고 감독)과 김성한(군산상고 감독)이 이끈 군산상고가 김시진(현대 코치), 이만수(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의 대구상고(현 상원고)를 1-0으로 물리쳐 일약 스타가 됐다. 13회 대회(79년) 때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의 투수 박노준(SBS 해설위원)은 투.타에서 맹활약해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히면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오빠 부대'를 끌고 다녔다.

80년 14회 대회 때는 한국야구사에 길이 남을 거목이 대통령배를 통해 배출된다. 광주일고를 우승으로 이끈 여드름 투성이의 앳된 얼굴 선동열(삼성 감독)이었다. 그는 해태에서 한국프로야구 최고투수가 된 후 일본으로 건너가 '무등산 폭격기'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90년 24회 대회에서는 충암고의 투.타 만능 심재학(기아)이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프로에서도 심재학은 타자에서 투수, 다시 타자를 오가는 변신을 시도하며 현대와 두산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34회 대회에서는 추신수(시애틀 매리너스.부산고)와 이정호(대구상고.현대)라는 걸출한 투수들이 등장했다. 추신수는 결승에서 경기고를 꺾고 부산고에 대회 2연패를 안겼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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