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한 TV여행 잔잔한 인기-KBS2"그곳에 가고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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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빡빡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은 아무 생각없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이런 욕구를 겨냥해 「못떠나는」이들을 TV여행의 동반자로 만드는 공익성 다큐멘터리물의 인기가 점차 높아가고 있다.
방영 6개월째를 맞는 KBS-2TV의 『그곳에 가고 싶다』가바로 그것.
이 프로는 특정장소를 단순소개하거나 평면적인 답사에 그치기 일쑤인 다른 프로그램과는 조금 다르다.무엇보다도 카메라가 역동적이다. 출발부터 길을 따라 목적지까지 일체를 카메라에 담아 냄으로써 안방 시청자들에게 마치 자신이 떠나가는 느낌을 주도록만들었다.여기에다가 명사들을 시청자의 「벗」으로 출연시켜 우리나라 곳곳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려준다.차갑기만한 브라 운관을좀더 따뜻하게 만들어 친근감을 주는 것도 이 프로의 드러나지 않은 특징이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팀은 외주업체인 인디컴TV 프로덕션.그동안결코 화려하지도 않은 이 프로 때문에 무진 고생을 했지만 보람은 크다는게 제작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지금까지 카메라를 어깨에 둘러매고 전국을 돌아다닌 거리만해도줄잡아 6만㎞.
한겨울 강원도 오지마을에서부터 이름없는 남도까지 안가본데가 별로 없을 정도다.그동안 죽을뻔 한 적도 많았고 지도와는 달리천길 낭떠러지를 만나 그냥 발길을 되돌린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것.그런 점에서 20세기판 「대동여지도」에 도전하고 있는셈이다. 안방시청자들을 안내한 출연진도 지금까지 무려 30여명선.충북 단양에는 도종환시인이,충남 내포의 칠갑산에는 가수 이동원이 함께 동행하는 식이었다.도시탈출용인 이 프로는 19일에는 울릉도와 독도편을 방영하고,26일(31회분)에 시인 서정윤씨와 영남대 국문과 손해정양이 소리와 차의 고장 전남 보성을 안내한다.
〈金光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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