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불붙은 美.日자동차전쟁-동경의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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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의 대일(對日)제재 후보리스트가 16일 발표되자 일본도 17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한다고 발표,양국간에치킨게임(서로 목숨을 걸고 강력히 맞서다 결국 겁쟁이가 양보하는 게임)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게 됐다.
일본정부는 오는 6월중순의 선진국정상회담에서도 미국에 양보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어 해결전망이 한층 불투명해졌다.
일본이 설정한 게임의 방정식은 「미국정부+빅3(GM.포드.크라이슬러)對 일본정부+일본자동차업계=정치적대립〈파국」으로 도식화할 수 있다.
파국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실제 이해당사자인 일본업계의 저항이 전과 다르게 강력하기 때문이다.자동차협상에서 미국이 가장바라고 있는 대목은 일본업계가 미국자동차와 부품의 자율구입목표를 높이는 것이데 일본업계는 더이상 안되겠다고 확실한 「노」를표명했다.일본정부와 업계의 대항논리는▲미국이 이번에 제재대상으로 삼은 일본차의 미국쪽 딜러는 총 2천店이며 종업원이 6만명이다.미국이 일본차의 수입을 감소시키면 일본이 미국에서 구입하는 부품액수도 약 1할 감소한다.
제재발동은 오히려 미국자신에 악영향을 줄것이다▲미국의 명백한자유무역정신위반(예컨대 수치목표)을 국제무대에 놓고 시비할때 세계여론을 일본쪽에 유리하게 끌고 갈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정부는 WTO제소와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G7정상회담.亞太경제협력체(APEC)등 모든 국제협의의 場에서 일본의 입장을 이해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또 업계는 미국의 제재조치 발동저지를 위해 미국딜러들과 손잡고 공투( 共鬪)를 벌이기로 했다.
도요타는 미국전역에 1백71개점포(약 2천6백명의 종업원),혼다는 3백개점포(약 1만명),닛산은 1백50개점포(약 3천3백명)를 고급차판매망으로 확보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후보대상으로 열거된 고급차는 일본국내생산량(약 43만대)의 절반 가까운 20만대가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일본이당장의 타격을 감수하면서도 외길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섰다는 뜻이다.심지어 미국에 높은 관세 를 물어 경제적손실(약 59억달러 추정)을 본다해도 1천3백억달러에 달하는일본전체 무역흑자에는 별 영향이 없다는 논리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美日자동차마찰이 타협점을 찾지못한채 서로 일방적 승부수를 찾으려 할 경우 양국간의 무역은 물론 세계무역구조에 주름을 주게될지 모른다는 시각이 여전히 일본내에 많은게 사실이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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