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와 경제성장"주제발표-IPI서울총회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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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제언론인협회(IPI)서울총회에서 한국은 정치적민주화와 경제적 발전을 조화시킨 성공사례로 주목받았다.아시아는 또 21세기의 새로운 중심세력으로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에 따라 IPI는 17일 롯데호텔에서「민주화와 경제성장」「 새로운 국제질서:아시아.아메리카 및 유럽」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민주화와 경제성장」주제 발표자는 유스키아비츠 유네스코(UNESCO)공보담당사무차장보,패널리스트로는 홍석현(洪錫炫)中央日報사장등 5명이 참석했고「새로운 국제질서…」세미나에서 제임스 베이커 前美국무장관등 4명이 주제발표했다.
[편집 자註] ◇주제발표 요지 유스키아비츠 유네스코(UNESCO)공보담당사무차장보=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문제는 상호배타적인가 보완적인가.우선 경제발전의 척도로 사용하는 국민총생산(GNP)에서 간과된 인구.고용.교육.문화등 사회문화적 가치척도에대해 깊이있게 생 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국가간 빈부격차의 문제와 국가내 집단간 빈부격차의 문제 등 소외의 문제는 항상 지속돼 왔고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보고서에 따르면 91년에 세계인구의 5%에 해당하는 부유계층들이 세계국민총생산의 84.7%에 해당하는 부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최저계층 5%는▲세계국민총생산의 1.4%▲세계무역의 0.9%▲세계저축의 0.7%등을차지하고 있는데 불과하다.
공산주의의 몰락과 함께 세계는 새로운 극단주의와 국수주의에 시달리고 있다.발칸과 아프리카에서는 인종과 인권문제로 지금 이시간도 시끄럽다.민주주의의 문제를 간과한 경제발전이 바람직한 것인지, 경제발전을 위해 민주주의의 희생은 필수불 가결한 것인지 양자중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지 각국의 여건속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토론요지 ▲홍석현(洪錫炫)中央日報사장=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상관관계에 대해 「단계적 전환가설」을 제안하고 싶다.사회발전의초기단계에서는 경제발전에 중점을 둬야 하지만 후기단계인 성숙단계에서는 민주화로 초점을 전환해야 한다.왜냐하면 경제발전 과 민주화라는 두가지 요소는 처음에는 상호배타적인 것으로 보이지만적절한 시기가 되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한국이 경제발전과 민주화과정에서 겪은 경험은 다른 나라에 적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독특한 것이다.한국에 언제나 중차대한 문제는 「국가안보」로 우리의 경제발전과정은 단순히 잘 살아보자는 몸짓만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의 생존자체와 항상 직결돼 왔었다.실제로 경제발전 초기단계에서 북한의 경제발전이 남한을 앞섰고,이에따른 남한의 위기의식이 안보와 직결돼 경제발전의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따라서 한국인 특유의 직업윤리.높은 저축.투자율의 배경에도 바로 이같은 의식이 깔려있다고 본다.
한마디로 민주화와 경제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기는쉽지 않다.경제발전을 위한 토대는 모든 사회적 측면의 안정,특히 정치의 안정이라는 온상위에서만 구축이 가능하다.따라서 개발도상국의 경우 지속적인 경제발전의 기반을 마련하 기 위해선 민주화의 추진도 정치적 안정에 중점을 두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본다.
▲이치오카 요이치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주필=「민주주의가 경제성장을 촉발하는가」라는 문제는 긍정과 부정의 답변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일본의 경우 전후 민주화가 경제성장의 기반이 됐지만 러시아는 공산정권의 종지부가 반드시 ■ 제발전으로 이어졌다고 보기 힘들다.서구의 민주주의 기준으로 개도국의 현실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현실적으로 민주주의보다 나은 대안이 없지만 민주주의가 만병통치약이라는 믿음은 금물이다.
▲크로커 스노 美월드 타임스 사장=정치적 자유가 선행돼야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서구적인 고정관념은 실제 상황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한국.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과 동구.라틴아메리카지역에서 실제로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 화와 경제발전은 상호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경제발전이정치적 민주화에 선행된다.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는 결코 배타적인 것이 아니며 공존보완적인것이다.다만 우선순위에 있어 정치적 자유보다 경제발전이 우선될뿐이다.서구의 일방적인 사고를 전세계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알렉산드르 펌피안스키 러시아 뉴타임스 편집국장=공산치하의 통제경제붕괴이후 러시아경제는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돈을벌기 위한 모든 수단이 동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러시아의 모든 공식적인 통계는 그 가치를 잃고 현실적으로 모든 경제주체는 자신의 경제행위를 감추고 무능력한 정부에 돈내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해 지하경제가 지나치게 방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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