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공천’ 계파 손익은 … 손학규·정동영 길게 보면 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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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공천 쿠데타’는 향후 당의 권력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손학규 대표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온통 박 위원장에게 쏠리는 어색한 국면을 맞고 있다. 당 대표가 누군지 헷갈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자신이 기용한 신계륜 사무총장이나 지난해 당 경선 때 자신을 도왔던 설훈·이호웅 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도 손 대표에겐 적잖은 아픔이다. 그러나 오히려 장기적으로 보면 이번 공천 파문이 손 대표에게 보탬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정치권에선 더 우세하다.

당 관계자는 6일 “공천 탈락자들이야 억울하겠지만 국민은 지금 민주당이 잘하고 있다고 박수 치는 상황 아니냐. 인적 쇄신 덕분에 당 지지율이 높아지고 총선 성적이 좋아진다면 최대 수혜자는 손 대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신인 박지원 전 대통령 실장과 김홍업 의원은 당의 호남 색채를 강화하기 때문에 수도권 승부에 명운을 걸고 있는 손 대표에겐 부담스러운 인사들이었다. 그런데 홀연히 나타난 박 위원장이 명분을 등에 업고 이들을 정리함으로써 손 대표의 부담을 덜어준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당 경선을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던 이용희 의원이 공천 탈락한 게 큰 손실이다. 또 그가 2004년 총선 때와는 달리 이번 공천에선 발언권이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면서 당내 대주주로서의 위상도 상처받게 됐다. 그러나 한 측근은 “정 전 장관이나 손 대표나 모두 당이 먼저 살아나야 자신들의 미래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개인적 이해관계는 논외”라며 “박 위원장의 개혁 공천이 서울에 출마할 정 전 장관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 민주당 출신들은 표정이 어둡다. 자파 출신인 김민석 최고위원이 허무하게 ‘아웃’된 데다 박 위원장의 태도로 볼 때 공천심사 때 구 민주당계의 지분을 조금도 인정할 분위기가 아니어서 심기가 불편하다. 특히 동교동계는 망연자실이다. 정치컨설턴트 윤경주 폴컴 대표는 “박지원·김홍업씨의 공천 탈락으로 이제 동교동계는 계파로서의 의미를 상실했으며 정치권에서 퇴장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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