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로 이라크 민심 잡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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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민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지난 3일 귀국한 황의돈 파병 사단장 일행이 주둔지인 키르쿠크 일대를 둘러본 결론이다. 일자리로 민심을 잡고 한국군이 점령군이 아님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김장수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고용 창출은 즉각 치안 안정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본대 파병 후 '첫 한 달'을 최대 위기로 보고 있다. 이 기간 중 가시적인 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민심이 순식간에 '반한(反韓)'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협조단 관계자는 "가장 큰 걱정은 쿠르드족과 아랍계 간의 인종 갈등에 휘말려 한국군이 테러의 목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군은 우선 키르쿠크 시내 청소부터 할 방침이다. 청소엔 현지 주민을 고용한다.

이를 위해 청소차.살수차 등 30여대를 함께 싣고 간다. 청소 외에도 ▶상.하수도 시설 복구▶발전시설 복구▶교육사업 재개가 최우선 재건 분야다. 키르쿠크는 상수도가 녹슬어 식수 공급이 엉망이다. 폐수가 그대로 유입되는 시내 하천은 발을 담그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국방부는 상.하수도 개량사업에 우리 정부의 이라크 재건 지원금 1000만달러가량을 투입할 방침이다. 올해 정부가 약속한 이라크 지원금은 6000만달러로 알려졌다.

발전시설 복구에도 나선다. 여기엔 저항세력의 야간 활동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식량 구호소와 난민촌 설치도 검토 중이다. 후세인 정권 때 키르쿠크에서 쫓겨났던 쿠르드족들이 최근 속속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이들은 집이 없어 떠도는 상태다.

한편 국방부는 키르쿠크 공항 등 일부 미군 시설에 미군이 잔류할 경우에 대비, 미군과의 차별화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군의 독자적 작전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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