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출발부터 시련-핫코일 시판價 놓고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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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보철강은 6월부터 국내 최초의 전기로방식으로 핫코일(열연강판)을 생산하기에 앞서 핫코일의 시판가격을 놓고 통상산업부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보철강이 핫코일 가격을 국제시세로 높게 받으려고 하는 반면통산부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핫코일 생산에 들어가면서부터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통산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보철강은 최근 통산부에 핫코일 시판가격을 포항제철의 국내시판가격(t당 3백30달러정도)보다 훨씬 높은 t당 4백달러이상으로 내놓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보측은 원료인 고철가격이 사업착수 때의 예상보다 너무 올라 그 정도는 받아야 수지를 맞출 수 있고,그래도 수입가격(4백40달러)보다는 싸지않느냐는 논리를 제시했다.일관제철방식의 포항제철에 비해 현재로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 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통산부는『포철의 핫코일이 t당 3백30달러인데 한보의 핫코일을 4백달러 이상으로 해준다면 국내에 같은 품목을놓고 이중가격을 형성하는 것』이라며『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게다가 통산부는 핫코일 가격을 올려줄 경우 이를 원자재로 쓰는 국내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핫코일은 시장지배적 사업자품목으로 기업이 가격을 책정할수는 있으나 가격이 너무 높으면 공정거래위등에서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한보그룹은 포철 수준으로 값을 책정하는 게 원칙이나 그럴 경우 당진프로젝트의 핵심부분인 핫코일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엄청난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게 철강업계의 분석이다.
한보의 당진프로젝트는 92년부터 본격 착수돼 97년까지 4조3천억원이 투입되는 연산 7백만t짜리 대형 철강단지 건설사업이다. 한보철강은 현재 2조원정도를 들여 1백만t짜리 철근공장을완공했고 6월과 10월 각각 1백만t짜리 전기로 열연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한보철강의 자금담당 김종국(金宗國)사장은『예정대로 공장이 건설되고 있어 경영상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 라고 밝혔다. 한편 한보그룹의 총회장으로 사실상 경영일선에 복귀한 정태수(鄭泰守)회장이 어디서 거액의 자금을 조달해 당진프로젝트를 마무리짓고 철강시장에 뿌리를 내려갈지 철강업계의 관심이 온통 쏠려있다.
〈閔國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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