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타오 올 세계탁구서 싹쓸이 야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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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1m67㎝의 단신에 유난히 튀어나온 배.
도저히 운동선수 같지않은 체격을 가진 왕타오(王濤.27)가 중국탁구의 자존심을 지키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부문 전관왕을 노린다. 그는 8일 벌어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스웨덴과의 남자단체결승전 게임스코어 2-2타이에서 총알같은 드라이브로 페르손을 2-0으로 완파하며 경기를 마무리,국민적인 영웅으로 탄생했다.
남자단체전은 이번 대회에 걸린 7개의 금메달중 중국이 가장 따내기 힘들 것으로 점치던 종목.유럽 탁구의 강호 스웨덴이 89년부터 93년까지 내리 세차례나 우승을 거머쥔 터였다.
그러나 이날 왕타오의 왼손이 스웨덴의 연승가도를 막아냈다.얼마나 감격적이었든지 그는 마지막 포인트를 따내자 경기장에 벌렁드러누워버렸고 1만여 관중들은 체육관이 떠나가도록 「차요(파이팅)」를 외쳤다.
유연성과 스피드,힘의 3박자를 겸비한 왕타오의 무기는 테이블에 바짝 다가서서 날리는 힘있는 드라이브.셰이크핸드전형의 선수들이 멀찍이 떨어져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왕타오는 50㎝ 이상을 물러서는 법이 좀처럼 없다.셰 이크핸드 전형이면서도 펜홀더선수보다 더 빠른 공을 날린다.전진속공 선수보다 한 박자 빨라 그는 초전진속공형이라고 불린다.
이번 대회에서도 남자복식.혼합복식에서는 적수가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세계랭킹 2위에 올라있는 그가 단식에서 분발,우승한다면 스자바도스.바르나(이상 헝가리)에 이어 사상 세번째로60년만에 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휩쓰는그랜드슬래머가 될 공산이 높아졌다.
[톈진=金相于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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