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영화업계 최고實勢는 오비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할리우드 영화산업을 움직이는 실세들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멀티미디어시대의 도래와 함께 영화산업은「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美월트 디즈니社는 지난해『라이언 킹』과『펄프 픽션』이란 영화 두편으로 16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였다.
할리우드 신화의 부활은 새로운 대중스타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영화산업의 부흥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영화업계의 거물들이다.
이들의 무기는 재계(財界)는 물론 정계(政界)와 백악관에까지뻗쳐있는 인맥이다.그러나 인기가 떨어진 은막의 스타들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것처럼 할리우드의 실세들도 한번 인맥을 잘못 짚으면 하루아침에 거리의 필부(匹夫)로 전락하고 만다.
최근 日마쓰시타(松下)社와 캐나다 시그램社 사이에 이루어진 세계적인 흥행업체 MCA의 매각과정에서 할리우드 영화업계의 새로운 실력자가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마이클 오비츠(48).할리우드 스타들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CAA)社의 회장이다.
美비즈니스위크誌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MCA의 매각을 배후에서 성사시킨 인물은 바로 오비츠회장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그는 89년 소니社가 컬럼비아 영화사를 인수하는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해「일본재벌의 할리우드 진출을 이끈 첨병」이라는 힐난을 받기도 했다.
오비츠회장의 영향력은 사방팔방으로 뻗쳐있는 그의 인맥에서 나온다.그가 설립한 CAA社는 스티븐 스필버그.케빈 코스트너.로버트 드니로.톰 행크스.데미 무어등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과 배우들의 매니저를 맡고 있다.이 때문에 할리우드에서 는『CAA社를 제쳐두고는 영화를 만들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오비츠회장은 세계최대의 흥행업체인 월트 디즈니社의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과도 베벌리힐스의 이웃사촌임과 동시에 둘도 없는 친구사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3년 백악관이 추진했던「의료보험 개혁안」의 앙케트 조사를 힐러리여사가 오비츠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부탁했던 일화는 그의 인맥이 어느 정도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오비츠회장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때「할리우드의 전권(全權)대사」로 불렸던 MCA社의 와셔만회장은 비참한 몰락을 감수해야 했다.
존슨대통령시절부터 백악관의 주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특히 레이건대통령과는 배우시절부터 막역한 사이였던 와셔만회장도 시대의 변화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심지어 그가 몸담아왔던 MCA社의 매각 사실조차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알게 됐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美베니티페어誌 94년10월호에는 좀처럼 얻기 힘든 한장의 사진이 실렸다.투자은행 알렌社 하버드 알렌회장의 저택에서 열린 비공식 모임뒤에 찍은 기념사진이었다.
이 사진에는 오비츠.브론프만 주니어.아이스너를 비롯,타임워너社의 제럴드 레빈회장,드림워크SKG를 설립한 스티븐 스필버그와데이비드 게펜.제프리 카젠버그,그리고 20세기폭스社의 머독회장,파라마운트를 인수한 레드스턴회장 등의 얼굴들이 있다.소박하게웃고 있는 이 얼굴들이 바로 할리우드 신화의 부활을 주도하고 있는 영화업계의 새로운 실세들이다.
鄭耕民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