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양 묘수 찾기 고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철강재 부족 사태가 심각한 가운데 지난달 7일 전북 부안군 왕등도 남서쪽 14마일 해상에서 침몰한 철강운반선 '듀리호'를 건져 올리는 작업이 다시 추진된다.

㈜한국 해사 감정사는 수심이 깊어 인양을 포기했던 듀리호를 철강제품이 무려 6000여t(t당 37만원씩 42억원 어치)이나 실려 있고 현재 철 부족 현상이 심각한 점을 감안, 인양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해사감정사는 조만간 군산해양경찰서 등 관계기관과 대책 회의를 갖고 기름유출을 막으면서 안전하게 선박을 건지는 방법을 모색, 인양 여부를 오는 13일 최종 결정키로 했다.

홍기영(56)한국해사감정사 연구소장은 "선박과 철강의 무게가 1만t이 넘고 수심이 깊어 인양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 속에 잠수사와 장비를 투입시켜 선체와 철강자재를 분리시켜 인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듀리호는 수면으로부터 60여m 아래 갯벌에 묻혀 있고, 선체 5500여t에 철강제품의 무게을 합치면 모두 1만1500백여t에 이른다.

더욱이 현재의 수심에서 인양하자면 중량이 원래보다 20% 가량 가중되기 때문에 1만4000여t을 인양하는 힘이 필요하다.

이는 1993년 서해 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서해페리호(300t급)와 같은 선박 47대를 한꺼번에 끌어올리는 것과 같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같은 중량을 인양할 수 있는 해상 크레인이 전혀 없다. 이에 따라 해경 측은 지난달 '듀리호'인양을 포기했었다.

해경 관계자는 "국내 최대 인양전문 크레인이 3천t급인데 이로는 철강제품은 빼고 선체만 끌어올리기도 힘들다"며 "수차례 선주.보험회사 등과 협의했지만 인양이 불가능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었다"고 말했다.

듀리호는 선체 값이 450만달러 가량인데 파나마 두리쉬핑스 소유이나 신한캐피털에 근저당 설정돼 있다.

듀리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철강자재를 싣고 인천항으로 가다 침몰했고, 실종된 베트남인 선원 18명 가운데 현재까지 12명만 시신을 찾은 상태다. 12명의 시신은 베트남 가족들에게 인계됐다.

군산=서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