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양이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지를 찾아 자신이 맡은 지광국사현묘탑비와 석물을 살펴보고 청소하는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다.
이양이 지광국사현묘탑비의 문화재지킴이가 된 것은 2005년 4월. 이전부터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문화재 봉사활동을 했지만 이 제도가 생기면서 바로 문화재지킴이로 위촉됐다. 이때부터 매주 한 두 번씩 법천사지를 찾아 탑비는 물론 절터에 흩어진 석물과 기왓장 하나라도 정성껏 돌보고, 주변도 말끔히 청소하고 있다. 특히 겨울에는 탑비의 균열된 곳을 세밀하게 살펴 수분을 닦아낸다. 물기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틈이 더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양은 어린 시절 환경부장관상을 받을 만큼 환경에 관심을 갖고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다 문화재에 눈을 돌린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섬강의 숨결을 찾아서’란 제목으로 유적지를 조사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관리가 소홀하거나 훼손돼가는 문화재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본격적으로 문화재에 대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매주 주말과 방학 때는 어김없이 손길이 닿지 않는 문화재를 찾아 나섰다. 시간이 지나면서 원주지역뿐 아니라 평창 양양 등 강원도 전역은 물론 ‘전국문화유적지도’를 만들 만큼 전국의 문화재에 관심을 쏟았다. 먼 거리는 함께 다니는 등 부모님도 이양의 문화재 답사를 적극 지원했다.
문화재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양은 학원과 지역단체에서 실시하는 한문 교육을 받았다. 생활 한문으로는 부족하자 문화재 한자교실, 금석문자료 등도 공부했다. 또 문화재 공부를 위해 문화재강좌와 학술대회를 찾아 다녔고, 문화재청의 ‘문화재 정보센터’도 적극 활용했다.
이양은 문화재 답사 후 일기형식으로 문화재답사기를 썼다. 그러다가 2006년 6월 조인스에 블러그 ‘이은정의 문화재 사랑(http://blog.joins.com/dangye)’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15만여 건이 접속했다. 블러그에는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지광국사현묘탑비를 자세히 소개하는 것은 물론 ^답사 기행 ^문화재 알차게 가꾸기 ^문화재 바로 알기 ^문화재 함께 공부해요 ^문화재와 과학 ^문화재 다 함께 즐기기 등 다양하게 폴더를 구성했다. 이 블러그로 이양은 2006년 말 으뜸문화재지킴이 대축제 블러그 경진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받았다. 2005년 12월 문화재지킴이 표창을 받은 그는 2007년 말 근대문화유산 답사기 공모에서 ‘반곡역사 답사기’로 입선했다.
강원대 과학영재교육원을 다녔고, 카이스트에서 물리분야 공부를 해 한국물리학회 물리홍보대사에 선발되기도 했던 이양의 장래 희망은 과학도. 특히 우주와 천체분야에 관심이 많단다. 그럼에도 그는 “문화재도 보존과 복원 등 과학적 방법과 기술이 필요하다”며 “물려받은 문화재를 미래 세대에 전해줘야 할 의무가 있어 지속적으로 문화재를 찾아 가꾸고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