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澤民 司正태풍 어디까지-경쟁자들 발묶고 民心얻으면 종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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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에 사정(司正)태풍을 일으키고 있는 장쩌민(江澤民)주석의反부패척결 운동은 과연 어디까지 전개될 것인가.
지난 2월 홍콩의 대표적 태자당인 저우베이팡(周北方)의 체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린 사정바람은▲3월 베이징(北京)市 고위간부 무더기 체포▲4월 왕바오썬(王寶森)베이징부시장의 자살과 류정웨이(劉正威)前구이저우(貴州)省委서기의 자살說이 나돌고 ▲정치국위원 천시퉁(陳希同)마저 베이징市委서기에서 불명예퇴진하는 충격을 낳았다.
다음 사정의 칼날은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이 실패하면 자살하겠다고 큰 소리쳐 한국에도 잘 알려진 장바이파(張百發)베이징副시장이라고 홍콩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江의 사정태풍이 언제쯤 끝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그러나 홍콩의 중국문제 전문가들은 江의 이번 反부패운동이 포스트 덩샤오핑(鄧小平)시대를 겨냥,권력 굳히기 차원에서 진행된만큼 『民心을얻고 江을 만만히 여긴 경쟁자들에게 교훈을 줬다 』고 판단될 시점에서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이같은 판단엔 분명한 선이 그어져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정운동이 정치적 안정까지 해쳐鄧사후 가장 걱정하고 있는 정치권력투쟁까지 야기시켜서는 안된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권력 굳히기 작업이 오히려 취약한 권력기반을 무너뜨리는 부메랑 효과를 낳아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홍콩 언론들은 이번 사정의 가장 민감한 대목으로 江이 사정의칼날로 서방세계가 미래의 대권후보로 가장 주목하는 차오스(喬石)全人大 상무위원장의 사람,즉 웨이젠싱(尉健行)을 쓰고 있다는사실을 들고있다.
江이 주도하는 사정운동에서 喬가 맡은 역할이 협력자냐 아니면法집행자냐에 따라 앞으로 권력판도가 달라지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喬가 협력자라면 이는 江과 공안.감찰.기율을 맡는 喬세력간의 연합으로,鄧사후 江을 핵심(核心)으로 한 집단지도체제하의 중국지도부는 당분간 비교적 안정된 길을 걸으리라는 관측과 연결된다.
그러나 다른 분석도 있다.최근 중국에는 江落石出(江주석이 실각하고 喬石이 떠오른다)의 소문이 무성하다.만약 喬가 단순히 法집행자로 나서고 있다면 喬는 이번 사정무대서 자신이 기울인 노력의 대가로 더 많은 권력지분을 요구,鄧사후 江 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좁히는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홍콩=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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