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OB.삼성 전력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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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1위를 달리는 OB와 최하위 삼성의 차이는 무엇일까.
프로야구 전통의 강호 삼성이 꼴찌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는 투수진이 약한 점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점수를 낼 줄 모른다」는 것. 즉 삼성은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에서 타자들이 자기욕심을 내다 제풀에 무너지고 있다.
OB의 팀타율은 2할9푼9리(1위),삼성은 2할8푼(3위)인데도 OB는 78득점했고 삼성은 58득점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OB와의 경기 2회말의 상황.
삼성은 2루타 1개를 포함해 2개의 안타를 기록하고도 점수를내지 못했다.
삼성은 선두타자 5번 강기웅(姜起雄)이 중견수앞 안타를 때리고 진루했으나 6번 신동주(申東宙)가 평범한 중견수플라이로 아웃,7번 이동수(李東洙)의 2루타가 뒤를 이었음에도 득점하지 못했다. 만일 신동주가 팀배팅으로 姜을 2루로 보냈더라면 점수를 뽑을 수 있었던 상황.
OB와의 30일 경기에서도 이런 모습은 재현됐다.
2회말 1사후 삼성은 6번 이동수가 4구로 출루했으나 7번 강기웅은 삼진으로 아웃돼 이어진 김재걸(金在杰)의 좌전안타에도점수를 내지 못했다.
5회에는 선두 9번 김성현(金成炫)이 중전안타로 진루했지만 1번 동봉철(董奉)과 2번 김실(金實)이 각각 중견수플라이와 우익수플라이로 물러나 기회는 무산됐다.
먼저 진루한 동료의 득점을 돕는 팀배팅보다 자신이 한방을 날려 득점하겠다는 욕심이 앞서 크게 휘둘렀다는 증거다.
반면 잘나가고 있는 OB는 주자만 나가면 팀배팅으로 동료를 한발짝 앞으로 전진시켜 성공을 거두고 있다.
OB는 주자만 나가면 러너 뒤쪽으로 공을 때리는 정확한 팀배팅을 하며 13차례의 경기에서 6번이나 타자일순하는 몰아치기를기록하고 있다.팀배팅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상대수비를 허무는 위력이 있다.「천리길도 한걸음부터」이듯 팀배팅을 하다보면 안타도되고 2루타도 되는 것이다.그러나 삼성타자들은 너무 자신이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이때문인지 삼성 타자들이 때리는 타구는 힘이 들어가고 유난히 플라이볼이 많다.
지난달 30일 경기때도 삼성은 14개의 플라이볼을 때린 반면OB는 5개에 불과했다.
삼성은 주자가 나가면 철저히 굴리는 OB의 방망이를 배워야 할 때다.
[대구=成百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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