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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이 인수한 거제대 정지영 학장 “현장 바로 투입할 인재 키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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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거제대학.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1990년에 설립한 거제도내 유일한 전문대학이다.

아주대와 함께 대우학원에 속해 있었으나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된 뒤 계열사의 지원이 끊겨 어려움을 겪어왔다. 학교발전을 위한 대규모 투자는 엄두도 못낸채 10년 가까이 흘렀다.

이 거제대학을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인수하자 지역사회가 반기고 있다.

신입생의 수능등급이 높아지고 수도권 출신 비율이 높아졌다. 안정된 직장인 거제도내 조선소에 취업을 목표로 삼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몰린 덕분이다.

그동안 거제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대학을 인수해 발전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었다.

대우조선해양은 교육부로부터 거제대학을 운영할 학교법인 세영(世營)학원 설립인가를 지난달 받았다. ‘세영’은 김우중 전회장의 경영이념이었던 ‘세계경영’의 줄임말이다.

신임 정지영(58)학장은 이 대학 첫 CEO 학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한화재해상보험에 25년간 근무하면서 부사장을 지낸데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여행사를 5년간 직접운영한 중국통이다. 국내 조선소들의 활발한 중국진출과 맛물려 기대되는 대목이다.

-대학경영에 기업경영을 접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입니까.

“기업은 시장흐름, 마켓의 변화를 빨리 봅니다. 현장중심으로 빨리 판단하는데 대학은 그렇지 못하지요. 대학도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만큼 진취적으로 판단하려고 합니다. 적정교수를 확보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수 연구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성과급제를 시행하겠습니다. 강의도 조선소 실무자들에게 많이 맡겨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한 실무형 인재를 배출하겠습니다.”

-중국 전문가다운 대학경영이 화제입니다.

“관광중국어과 학생들은 2학년 1학기 6개월간 중국 베이징 외국어대학에서 공부합니다. 학생들의 유학 비용은 학교가 부담합니다. 또 조선관련 학과에 중국 유학생 100명쯤 모집하려고 합니다. 이들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조선소에서 일할 중국인들로 조선기술과 한국어를 가르쳐서 중국으로 보낼 계획인데 중국에 진출한 우리 조선업체들이 반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 기술자들의 어학과 기술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죠. 이러한 외국인 학생은 정원외 모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학경영에도 도움이 됩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인수한 뒤 대학위상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거제대학 인수하기위해 지난해 11월 법인설립 총회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조선관련학과는 경쟁률이 5대1을 넘는데다 합격 평균 수능등급이 4등급에서 3등급으로 높아졌습니다. 취업난 속에 거제도내 대형 조선소에 취업하는데 유리한 우리대학을 선호하는 것이죠.”

-상대적으로 조선·기계 계열에 비해 사회계열 학과들이 위축되는 것 같습니다

“학문의 균형발전과 지역사회 고른 인재 배출을 위해 비공학 계열의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전문대학에 1,2년의 추가과정을 둬 학사학위를 주는 전공심화 과정을 신설하겠습니다. 4년제 대학이 없는 거제에서는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인 정학장은 중국에서 사업을 할때 부족한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방송통신대 중어중문학과에 편입해 졸업할 정도로 학구파다.

중국 구석구석을 다닌 경험을 살려 ‘세계여행 실크로드’(2006년 성하출판사)를 펴낸 여행광이기도 하다. 새학기부터 중국학 개론(2학점)을 강의하며 중국경험을 후배들에게 들려줄 계획이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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