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공천’ 몸 푸는 한나라 공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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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지침을 따라야죠.”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27일 이같이 말했다. “충북 충주에 전략 공천될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그였지만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윤 전 장관은 그동안 인수위원장→국무총리→대통령실장→특임장관 후보로 빈번하게 거론됐을 정도로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당선 가능성이 큰 인사들은 당으로 가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윤 전 장관을 남겨뒀다고 한다.

#전남 무안-신안. 한나라당이 공천 신청 접수를 마감했을 때 243개 지역구 중 유일하게 한 명도 신청하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안강민·사진)는 이날 이곳을 채웠다. 예비역 장성 출신인 고기원 전 교육사 부사령관을 단수로 추천한 것이다. 고 전 부사령관도 애초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아 전략 공천을 한 셈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호남 출신 예비역 장성 31명과 함께 “이번 대선에서 좌파 정권을 종식하지 못하면 국가 안위가 심각하게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입당했었다.

공천 심사가 본 궤도에 오르며 한나라당이 경쟁력 있는 인물을 발탁, 공천을 주는 전략 공천 채비를 하고 있다. 당헌 92조 ‘인재영입위(위원장 강창희)가 전략 지역이나 인재 영입 지역의 단수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사람이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공천 경쟁률은 4.82대 1에 달할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하지만 수도권·영남 등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에 집중됐다.

그래서 총선 승부처인 충청이나, 당선되면 상징적 의미가 큰 호남 등에서 전략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 이원종 전 충북지사도 근래 이 대통령에게 “총선에 임하기엔 현재의 인물군이 약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에선 윤 전 장관이 나설 충주와, 청주, 서산-태안 등 몇 곳이 전략 공천지로 거론되고 있다. 전북에선 전주·익산·군산 등이 꼽힌다.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새만금 TF 팀장을 지낸 강현욱 전 전북지사가 ‘전략 공천 1순위’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역(군산)에서 소문이 나는 모양인데 난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지사는 1996년 15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간판(전신인 신한국당)을 달고 호남(군산을)에서 당선된 유일한 인물이다.

충청·호남 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전략 공천이 이뤄질 수 있다고 한다. 공심위 관계자는 “현 후보로는 너무 약해 당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쟁력 있는 후보가 몰린 경우 교통 정리를 통해 인근 지역구에 재배치하는 방법도 논의 중이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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