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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관광은 감시관광”…NYT

중앙일보

입력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이 열린 26일 서방기자들이 북측의 안내로 주요 시설과 사적지를 방문하는 일정을 가졌다.

뉴욕타임스의 다니엘 와킨 기자는 이날 관광 체험을 ‘감시 관광(Monitored Tour)’이라 이름짓고 “관광일정은 단순했지만 대부분의 기자들은 따라붙은 감시자(Minder)’들 때문에 제각각의 경험을 했다”고 비꼬았다.

뉴욕 필하모닉의 리허설을 지켜본 후 이들이 들른 곳은 노동자와 대학생들의 도서관으로 사용되는 인민대학습당이었다. 도서관 직원은 3000만권의 장서를 비치할 수 있으며 95%가 채워졌다고 소개했다. 장서의 3분의 2는 과학 서적이며 대부분 컴퓨터 관련 서적이었다.

몇십대의 컴퓨터가 보였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위대한 수령’과 ‘경애하는 지도자’의 초상화가 걸린 제3 열람실에서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노동자와 과학자, 학생이라고 했다.

기자단은 약 50명이 공부하는 영어교실을 구경한 후 평양의 지하철로 안내됐다. 객차가 4량 달린 지하철에서 리명섭(23)이라는 대학생과 인터뷰할 수 있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다는 그는 “경애하는 지도자 덕분에 아주 행복하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견해를 묻자 “미국은 1950년 우리나라를 침략했다. 만일 미국이 우리나라에 힘을 주는 정책을 하겠다면 우리는 미국을 껴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8m 크기의 김일성 동상이 있는 만수대에 도착했다. 확성기에선 혁명의 노래가 울려 퍼졌고 63m 크기의 백두산 모자이크도 있었다.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중 한 감시원이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을 지울 것을 요구했다. 동상의 팔이 잘렸다는 것이다. “그건 금기사항”이라고 그는 말했다.

와튼 기자는 “마침 동상을 보러 온 북한 사람들이 보여 사진기자들이 다가가자 그들이 걸음을 빨리 했다”면서 “누군가 한국 말로 “어디서 왔냐?”고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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