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돈으로 했다" 자랑하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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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지난해 11월 20일 밝힌 창당자금 중 총 수입은 14억4900만원. 당시 이재정 총무위원장은 당사 브리핑룸을 찾아 이 같은 수입 내역을 알리면서 "전에 없이 깨끗하고 적은 돈으로 전당대회를 치르고 당사도 마련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이 중 2억원이 안희정씨로부터 건네 받은 불법자금임이 알려지면서 그때의 자랑이 무색하게 됐다.

창당자금의 총 수입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은 의원들이 농협에서 대출받은 8억6000만원. 43명의 소속 의원이 2000만원씩 대출받았다. 현재까지 대출 상태다. 이자는 당에서 내고 있다. 당비 1억8900만원도 창당자금에 포함됐다. 이 당비에는 열린우리당 발기인으로 참여하며 낸 돈과 의원들이 특별당비로 낸 돈이 포함돼 있다. 대출금과 당비를 합하면 10억4900만원. 총 수입 중 그 밖의 4억원은 차입금으로 처리됐다.

당시 李위원장은 차입금에 대해 "당이 외부에서 빌린 돈"이라고만 밝혔다. 누구 명의로 빌렸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李전위원장의 한 측근은 5일 "당시 차입금 4억원은 김원기 창당준비위원장과 이상수 창준위 총무위원장이 각각 2억원씩 빌린 것으로만 돼 있었다"며 "이재정 위원장은 총무위원장직을 맡은 지 얼마 안 돼 김원기 고문에게 받은 2억원이 안희정씨로부터 전해진 것인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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