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 비운의 총잡이 레체바 월드컵 사격대회 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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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비운의 미녀총잡이」바셀라 레체바(31.불가리아)가 27일 태릉사격장에서 개막되는 95월드컵사격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
레체바는 85년부터 10년간 세계여자공기소총계를 주름잡던 불가리아의 히로인.특히 빼어난 미모를 겸비한 덕택에 세계건맨들의「영원한 연인」으로 인기를 한몸에 받아왔다.
눈부신 금발에 그윽한 눈매.26일 트랩을 내린 레체바는 예의아름다움을 곱게 간직하고 있었다.수영으로 다진 1m70㎝,60㎏의 몸매 역시 처녀시절 그대로였다.누가봐도 다섯살난 아들을 둔 주부로 보이지 않을만큼 싱그러운 젊음을 간직한 「미시족」주부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레체바는 왠지 잔뜩 긴장한 낯빛이 역력했다.이번 여자공기소총과 스탠더드 3자세에서 꼭 우승해야 내년 올림픽 본선무대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더구나 레체바는 한국과는 지독히 「인연」이 없다.
누구나 「우승」이라고 생각했던 88서울올림픽에서는 무명의 소련선수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4년뒤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도 한국의 여고생 여갑순(呂甲順)에게 패해 은메달에 만족해야했다. 〈申東在기자〉 레체바는 92년말 뮌헨월드컵파이널(종목별세계8강전)에서는 스탠더드3자세 본선(5백90)과 결선(6백89.3)에서 잇따라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재기했다.
이 기록은 지금도 세계 최고기록.그러나 레체바는 이듬해 4월93서울월드컵에서 한국의 이은주(李恩珠)에게 또다시 패퇴,2위에 머물렀다.
한편 이번 월드컵에는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공기소총 우승자 유리 페드킨(러시아)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3명과 94월드컵 우승자 14명및 세계최고 기록 보유자 4명등 54개국 8백70여명의 일류 총잡이들이 출전해 자웅을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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