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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선거생각해봅시다>중앙일보 유권자 여론조사 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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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6.27선거」까지 두달을 남겨 놓고 있다.현 시점에서 국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가장 큰 우려는 경제불안이다.이번 4대동시선거에서는 공식적 선거비용만도 1조원이 들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여기에 후보 개인이 쓰는 돈까지 합치면 천 문학적 액수다.국민들의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입증해 주는 산출근거다.그 외에도 무분별한 선거공약 남발,지역감정의 심화,지방행정의 정치화바람등 이번 선거가 정치에 오염될 수 있는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해 걱정한다.
유권자 의식도「6.27선거」를 정치적으로 오염시키는데 한몫한다.이번 선거를 지역일꾼을 뽑는 생활정치의 場으로 보기 보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로 본다.또 차기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권향방의 구도틀로 인 식하고 있다.정치바람이 파고들 수 있는 여지를 국민들 스스로 제공하고 있다.벌써부터 선거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현지 목소리도 들려온다.금품.향응제공 현장이 속속 목격되고 있다.진정한 일꾼이 아닌자신의 이권을 위해 출마하는 인물이 당선될 것에 대한 걱정의 한숨소리도 들린다.지방자치가 정치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뿌리 내릴 수 있는 대안은 없는가.정답은 지역봉사자.행정가.전문가등 정치인이 아닌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진정한 일꾼을뽑는 것이라고 국민들 스스로가 답한다.이러한 조사결과는 국민들이 지역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명제에는 동의하면서도 「6.27선거」의 정치화바람에 동조하는 2중적 사고구조를 갖고 있음을 잘보여준다.지방화시대를 성공적으로 맞기 위해 우리 모두가 반드시유념해 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인가.이에 대한 긴급진단을 위해 中央日報 여론조사팀은 25일 전국의 유권자 1천4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했다.
국민들은 선거로 야기될 경제적 불안을 가장 걱정한다(22.9%).이러한 마음은 이번 선거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걱정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후보자들이 공약(空約)을 남발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쏟아 놓을 것도 문제거리로 지적한다(16.4%).지역감정이 심화될 것이 불보듯 뻔하고(15.6%),지방행정이 정치화바람을 타 소신행정이 제대로 펼쳐질지의문이라고 소리를 높인다(10.4%).투표율이 낮아 주민참여가적을 것도 예상되고(8.4%),정 치적으로 불안이 야기되지 않을까하는 불안도 따른다(7.2%).금권.타락선거(6.7%),관권개입(6.1%),행정마비사태(2.6%)등도 이번 선거에서 나타날 역작용으로 꼽는다.
〈金 杏 本紙전문기자〉 러한 걱정들은「6.27선거」가「생활의場」으로 주민들의 축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정치오염의 場」이 될 것이라는 예감에 기인하는 것이다.
국민들 스스로의 의식에도 문제가 있다.과반수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주민자치의 長을 뽑는 선거가 아닌,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인식한다(56.9%).이들은 金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를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 고 있는가.
金대통령의 집권중반기의 치적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하겠다는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가장 많다(35.6%).전반적인 평가보다는 정치능력(19.2%),국가통치능력(16.6%),경제성장능력(15.9%),행정능력(9.8%),대야협상능 력(1.9%)등을 따로 떼어내 집중적으로 점수를 주겠다는 다짐도 있다.
이번 선거의 정치화바람은 金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에서 그칠 것 같지 않다.대다수 유권자가「6.27선거」의 결과가 차기 대통령선거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있다(74.2%).유권자의 의식구조에 이미 지방 선거의 정치적색깔이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62%가 利權개입 우려 현재 지역의 선거분위기는 어떠한가. 벌써부터 후보자가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는 것을 직접 보거나(3.4%),주변사람이 받는 것을 보았다(15.5%)고 한다.심상치 않은 조짐이다.金대통령이 그렇게 주장하는 돈안쓰는「선거혁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쪽이 더 많다(56.0%).
이러한 결과는 지난 1월 7일의 본사조사와 비교할 때 많은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다.당시 우리 국민들은 「6.27 선거」에서 金대통령이 약속한대로 돈안쓰는 선거혁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전망했었다(63.6%).
현재의 금권.타락선거분위기가 계속 진행된다면 우리 모두는 지자제라는 과실을 얻기 위해 만만치 않은 희생을 치러야만 할 것이다.선거와 관련된 비용은 직접적이든간접적이든 유권자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토목.건축업자등 지역경제종사자가 당선돼 이권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에도 함께 걱정한다(62.3%).임기를 2개월정도 남긴 현재의 지방의회의원중 적지 않은 수가이권개입과 관련,추태를 보인 것을 유권자들은 잘 알기 때문이다. 후보자들도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이 제공하는 향응이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78.0%).받을 때 마음과 찍을 때 마음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물론 향응제공이 표를 얻는데 도 움이 될것이라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21.2%).선거철마다 손내미는 유권자가 존재하는 한 후보자의 유세행태가 바뀌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금권.타락선거의 책임은 유권자.후보자 모두에게 있다. 이번 선거에서 우려되는 것은 비단 금권.타락선거만이 아니다.골깊은 지역감정이 재연될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대다수 유권자가 「6.27선거」도 어쩔수 없이 지역감정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감한다(63.2%).정치지도자.후 보자.유권자의 진정한 자성이 필요하다.지방자치란 「정치의 場」이 아닌「생활의 場」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한다.정치논리가 행정논리에 우선할 수는 없다.
***유권자부터 自省해야 지방자치의 정치적 오염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유권자가 정신차려 잘 뽑아야 한다.절반가량의 유권자가 이번 선거에서는 진정으로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지역봉사자를 뽑아야 한다고 말한다(43.5%).또한 행정가(16.8% )나 전문가(15.0%)를 뽑을 것을 주문한다.
이들은 모두 비정치인이다.정치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진정한 희생정신,노련한 행정경험,전문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해야한다는 유권자들의 바람이다.정치가(14.0%) ,교수 및 언론계인사(3.6%),기업인(3.0%)등의 화려한 경력자등은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이러한 생각은 머릿속에서만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져야만 할 것으로판단된다.
반드시 정당후보자이어야 하는가.대답은「아니다」다(86.7%).13.3%의 유권자만이 정당후보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정당후보가 바람직하다는 적은 수의 유권자들은 민자당후보가 그 중 적임자라고 보며(36.8%),그 다음 민주당(29.
2%),자민련(5.8%),신민당(2.3%)후보를 들기는 한다. 그러나 전체적 판세를 결정지을 만큼의 변수는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인물중심의 선거판이 짜여질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일본 도쿄(東京)都지사 선거의「아오시마충격」이라 일컫는 무당파(無黨派)돌풍도 이웃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닐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해본다.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가장 중요한것은 엄정한 공약평가(39.6%)와 후보자에 대한정보의 철저한 파악이다(31.9%).자칫 잘 못 뽑으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된다.
***권리행사 제대로 해야 지역의 살림을 맡기는 이상 며느리고르듯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그 외에도 반드시 투표해 지방자치「주체로서의 권리」를 행사해야 하고(16.8%),유언비어에 속지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6.3%).후보자의 향응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고 말한다(4.2%).
온천여행티켓등에 자신의 권리를 값싸게 팔아넘기게 될 경우 그로 인한 폐해는 스스로 지게 되는 것이다.자신의 깨끗한 한표가주민에 의한 지방자치실현의 초석이 됨을 가슴속 깊이 새겨야만 한다.유권자의 선택여하에 따라 향후 우리 정치의 나아갈 방향이결정된다는 사실 또한 잊지말아야 한다.
한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의식수준에 달려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무섭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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