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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움敎2인자 피살 배후있나-제3자시켜 제거 진상은폐 의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일본을 발칵 뒤집어 놓은 오움敎 제2인자 무라이 히데오(村井秀夫.36)피살사건의 배경은 무엇인가.
범인으로 체포된 재일교포 서유행(徐裕行.29)씨의 말대로「부아가 치밀어 오움 교단간부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려고」저지른단독 범행인가 그렇지 않으면 제3의 인물이나 집단이 개입된 조직범행인가.
일본 경찰은 徐씨가 단독범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제3의 조직이 徐씨를 우익으로 가장시켜 범행을 교사했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이 방향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정이 유력하다고 볼때 이번 사건은 지난 63년 11월미국 댈러스에서 발생한 존 F 케네디대통령 피살사건과 이어 발생한 케네디 살인범 리 하비 오스왈드 피살사건과 유사한 점이 매우 많아 주목을 끈다.
두 사건 모두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제3의 인물을 시켜 사건의 핵심인물을 제거함으로써 진상이 드러나는 것을 사전에 차단시키려 했다는 부분이 가장 설득력을 갖고 있다.
아직도 사건배후가 베일에 싸여 있는 케네디 피살사건의 경우 살인범 오스왈드는 체포된 지 3일후 경찰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잭 루비라는 인물에게 피살됐다.
지금까지도 케네디 피살사건을 놓고 수백권의 책이 쏟아져 나올정도로 논의가 분분하지만 마피아집단이 당시 지하범죄에 강력한 척결의지를 보이던 케네디 대통령을 살해하기 위해 오스왈드를 사주했고 이어 그들의 음모가 폭로될 것을 우려해 오스왈드 마저 제거했다는「마피아 관련설」이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로 이해되고있다. 피살된 무라이도 일본경찰이 독가스 제조혐의를 두고 있는오움교단에서 생화학무기 개발 등 「무장화」에 열쇠를 쥐고 있는「과학기술성」의 총수였다는 점에 비춰본다면 살인혐의자 徐씨는 누군가에 의해 사주받은 제2의「잭 루비」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 徐씨를 사주한 일본의「마피아」는 누구인가.일본경찰은 徐씨가 자신이 속한 우익단체라고 밝힌 신슈시에이칸(神洲士衛館)의 사무실 주소가 일본 최대 야쿠자 조직의 산하 조직 사무실과 동일한 점에 주목,야쿠자조직의 개입가능성도 수사 하고 있다.즉 야쿠자가 오움교의 가스제조 등에 깊이 개입했을 경우 이번 수사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해 사전에「핵심인물」인 무라이를 제거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徐씨의 범행 배후에 야쿠자가 개입한 흔적이 드러난다면 이는「케네디 피살-마피아개입설」의 완벽한 복사판이 될 전망이다. 〈李元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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