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치약’에 대한 네티즌의 오해와 진실

중앙일보

입력

최근 인터넷을 통해 식품 유해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치약’도 예외는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치약의 유해성이 은폐된 진실처럼 포장되고 있다. 세정제 성분이 치약에 들어 있다거나 심지어 발암물질이라는 이야기까지 떠돈다.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억측일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문이 과장된 부분이 많거나 지나친 비약인 만큼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 의혹1 : 세제로 이 닦기?

치약에서 기포제로 쓰이는 ‘라우릴 황산 나트륨’이 세제에도 쓰여 해롭다는 주장이다. 라우릴 황산 나트륨의 분자량이 작아 혀의 미뢰세포를 통해 심장으로 침투, 즉각 온몸에 해를 끼친다는 내용이다.

더구나 소문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네티즌들은 “업체들이 라우릴 황산 나트륨의 부작용 때문에 성분을 모두 공개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라우릴 황산 나트륨은 계면활성제의 일종으로 양치질할 때 거품이 일어 프라그 제거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흔히 비누나 세제에 쓰는 계면활성제와 라우릴 황산 나트륨은 다르다. 라우릴 황산 나트륨은 대한약전에 등록돼 있어 안전성 검사를 마친 화학물이다.

유럽연합,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라우릴 황산 나트륨은 규제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LG생활건강 연구소 하원호 선임연구원은 “전세계 치약의 99.9%가 라우릴 황산 나트륨을 쓴다”며 “치약에 쓰는 라우릴 황산 나트륨은 치약 한 통에 약 2g만 들어 있어 안전하다”고 말했다.

◇ 의혹2 : 미백치약 쓰면 미각신경손상?

미백치약에 주로 쓰는 과산화수소가 미각을 손상시킨다는 주장이 있다.

과산화수소는 많은 생물들의 천연 대사산물이며 생물들은 과산화수소를 분해해 산소와 물을 생성한다. 또한 과산화수소는 태양광이 물에 작용해서도 형성되는데 이는 환경의 자연정화 작용이다. 결국 농도 조절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위험도가 달라진다.

치약에 사용하는 과산화수소의 함량은 극히 미량으로 0.75%였다. 식약청 의약외품팀 김달환 보건연구사는 “치약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의약품보다 강한 기준을 적용하는데 오남용하더라도 안전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미국 기준은 1~2%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 의혹 3 : 중국산 치약 나돈다?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 FDA가 중국산 치약에 대해 사용 중지를 권고해 이슈가 됐다. ‘디에틸렌글리콜(DEG)’이라는 독성 화합물질 때문이었다.

치약의 쓴맛을 없애기 위해 비싼 글리세롤 대신 첨가한 물질 디에틸렌글리콜은 자동차 부동액 성분으로 정상인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신장이나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어린이 등이 장기복용할 경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중국산 치약에 대해 식약청 의약품관리팀 신경승 담당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중국산 치약은 수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치약 관리는 1년에 1번씩 지방식약청을 통해 제품을 판매처에서 직접 수거해 검사하고 있다는 게 식약청의 설명이다. 검사를 통해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행정규칙에 따라 제조업무 정지나 수입업무 정지가 내려진다.

다만 유통기간이 지난 치약의 사후 처리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청 관계자는 “유통기간이 지난 치약은 마트 등에서 판매를 할 수 없도록 법으로 지정돼 있다”며 “식약청 소관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치약의 유통기간은 3년이다.

한편 전문의들은 치아 건강에서 치약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다고 말했다. 소아가 성인치약을 사용해 생기는 문제는 없다.

인하대병원 소아치과 최돈옥 교수는 “소아는 치약을 삼킬 때가 있어 주의가 필요할 뿐 특별히 구강점막이 약하지 않다면 어린이, 성인 구별을 하지 않아도 좋다”며 “치약이 마음에 걸린다면 적게 쓰고 대신 정확한 칫솟질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