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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내부공간 변하고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주거 공간에 대한 소비자의 안목이 높아져 선택이 깐깐해짐에 따라 아파트 내부 공간에도 변화의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최근 분양되거나 조만간 분양될 아파트는 주방과 안방의 위치가 달라지는가 하면 뒤쪽 발코니에 별도의 조리대가 마련 되는등 업체마다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또 전형적인 서양식 주거공간인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전통 가옥의 양식을 가미하기도 하고,사각형 일변도의 내부 공간도 원형이나 마름모 꼴로 변형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같은 내부공간의 혁신적 변화는 당초 50평 이상의 대형아파트에서 시작되다가 최근 들어서는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소형 아파트에까지 도입되고 있다.
◇실내 구조의 다양화=대우건설은 주부들의 중요한 생활 공간인주방과 식당을 남향으로 설계한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또 현대건설도 아파트 설계 주부 공모전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채택,지금까지 베란다의 반대쪽 공간에 위치했던 식당을 베 란다 쪽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삼성건설과 대우건설은 냄새가 많이 나는 음식을 따로 장만할 수 있도록 뒷 베란다나 주방 전용 다용도실에 별도의 간이 주방도 마련했다.
욕실도 환기와 자연 채광을 위해 외부와 접하는 구조를 채용하고 있다.주방.식당.화장실이 어두침침한 구석에 자리하는 종래의도식적인 패턴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이와함께 평면 구조 설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청구와 삼성은 직각형 일색의 내부를 타원형이나 마름모 형태로바꾸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현대건설은 라운드 형 전망창을 구상하고 있다.
◇전통양식 가미=자칫 삭막하고 황량한 느낌을 받기 십상인 시멘트 공간의 이질적 분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한옥의 마당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현관의 미니 정원(대우.
한일),안방의 완자 무늬 창호문(우성),툇마루가 놓여지고(우성.현대건설),초롱등이 걸리며 한지로 도배된 사랑방(한일),김장독을 묻을 수 있는 베란다(청구.현대건설),손빨래를 할 수 있는 도자기 흙으로 된 빨래판(현대산업개발),밤하늘의 별을 보며고향과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텃명 유리로 된 베란다(LG건설)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대신건설이 서울서초동에 짓고 있는 분양가 20억원으로 추산되는 90평짜리 빌라도 창호문과 툇마루를 설치,토속적 정취를 가미하게 된다.
◇기타=기존의 구조를 전통적이거나 편리한 형태로 바꾸는 인테리어 공사도 많아지고 있다.
이데아 디자인 조미령(趙美玲)사장은 『집을 새로 단장하는 경우 창호문이나 툇마루를 설계해달라는 요구가 많다』면서 『아파트의 분위기를 훈훈하고 정감있게 바꾸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분석한다. 또 안방에 딸린 부부 욕실의 쓰임새가 많지 않은 점에착안,아예 헐고 화장대를 놓거나 작은 장식용 탁자를 놓는 사례도 늘어난다고 소개한다.
삼성건설의 경우 각 방의 용도에 따라 인테리어도 달리하고 있는데 어린이 방은 천장을 형광벽지로 하고 안방 창문은 창틀 아래 부분을 방바닥까지 낮춰 탁 트인 느낌을 주게끔 변화를 주고있다. 〈金明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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