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건설 하반기엔 희망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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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이 말을 증시에 적용하면 많이오른 종목이 폭락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그러나 반대로 해석하면추락한 종목만이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는 뜻도 된다.
87년 이후 트로이카로 불리며 1천포인트 시대를 열었던 건설.은행.증권업종이 올 들어 끝 없이 추락하고 있다.업종지수는 연초대비 건설이 41%,은행 23%,증권 51% 가량 떨어졌다. 특히 은행지수는 21일 4백87.57을 기록해 88년 1월5백포인트를 돌파한 후 7년여만에 5백포인트선이 깨졌다.1천6백17.30포인트인 증권업지수도 금융실명제가 전격 실시된 92년8월 이후 최저수준.
건설업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하락세를 멈출 뚜렷한 재료가 없다.사회간접자본투자규모가 경상 국민총생산(GNP)대비 1%에서 0.7%로 축소된 것이 치명적.부동산실명제로 건설 경기가 가라앉고 업종전체가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것도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다.21일 업종지수는 4백25.48포인트.
은행업종은 지난해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부도사태까지 겹쳐 설상가상.대표주자이던 제일은행이 20일부터 87년이후 처음으로 6천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은 증시침체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 있다.3월 결산에서는흑자를 작성했지만 4월 실적이 적자를 기록중.상품계정의 평가손이 확대되는 것이 부담이다.
동서증권 기업분석부 최경영(崔景泳)과장은 『장세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실적장세의 양상을 보이고 있어 국제수지 흑자 등을 바탕으로 풍부한 유동성이 뒷받침되지 않는한 은행.건설주 등이 상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바닥을 다 지며 횡보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전망은 업종별로 엇갈린다.한국증권리서치 엄길청(嚴吉淸)소장은 은행.건설업종은 경기흐름상 이제야 「재고조정」단계에 이르렀다고 분석한다.따라서 전체경기가 상투를 치는 올하반기 이후에는 다시 非제조주의 전성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비해 증권업종은 투신업무 허용 등의 구조조정이 없는 한 상승반전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金昌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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