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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MBC미니시리즈 "호텔" 작품성포기 2류극전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시청자를 붙잡기 위해 때로는「극약처방」도 필요합니다.』 MBC 미니시리즈『호텔』이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작품성보다 시청률만 의식한「2류극」이란 일부 비판에 대해 제작진중 한 간부는 이렇게 실토했다.
그의 말은『호텔』의 위상과 용도를 그대로 드러내준다.『호텔』은 최근 잇따른 드라마의 부진으로 고전하던 MBC가 명예회복을위해 내던진「빅 카드」다.「국내 최초의 호텔드라마」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호텔』은 차인표를 발굴한 스타메이커 이진석PD를 기용하고 한석규.이승연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내실은 어떤가.
한 여자를 둘러싼 재벌형제의 암투를 한 축,바보스러운 레스토랑 웨이터들의 코미디를 또다른 축으로 삼아 진부한 회전을 계속하는 드라마 구조는 시청자 자극을 위해서라면 작품성 포기도 마다않는「극약처방」의 전형을 보여준다.이 드라마는 전작(前作)『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유사품이란 지적을 받고있으나 극적통일성은 그보다 더욱 떨어지는 느낌을 준다.
이 드라마에서 조연들은 주인공들의 심각한 멜로극 막간에 시청자의 웃음을 짜내기위해 반복적으로 동원되는「광대」에 불과하다.
연결점 없이 겉도는 멜로와 코믹의 이중구조는 잠깐동안 흥행요소가 돼줄지는 몰라도 보고나면 남는 게 없는 범작( 凡作)을 만들 뿐이다.이승연.이진우등 주연급 출연자들의 맥빠진 연기도 드라마를 약화시키는 요인.특히 요즘 인기가 높은 이승연은 빼어난미모나 배역의 비중에 비해 표정연기가 빈약하고 대사표현에서도 원숙미가 떨어져 아쉽다.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호텔』은 30%선의 높은 시청률을근거로 시청자의 수요에 부응한 드라마임을 역설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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