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이면 서울 여의도 KBS별관 공개홀은 전국 각지에서 삼삼오오 몰려온 주부들로 붐빈다.20대 미시족부터 50대 어머니까지 골고루 섞인 이들은 여느때보다 신경을 쓴 옷차림에 화장도 공들인 흔적이 역력해 눈길을 모은다.여성들 의 뜨거운 관심속에 진행되고 있는 주부들의 노래겨루기 프로인 KBS-2TV『도전 주부가요 스타』(토 오전11시 방송)가 열리는 현장이다. 『도전 주부…』에서 지금까지 가수왕으로 뽑힌 7명의 주부들중 최근 다시 「가수왕중왕」을 가리던 날.치열한 본선뒤 28세의 한 주부가 수상자로 호명되자 그녀는 눈물을 터뜨리며 무대로 올라왔다.이어 6~7명가량의 가족이 우르르 무대로 올라와 그녀를 부둥켜 안았다.아기를 안고 무대에 오른 남편은 자랑스럽다는 듯 아내의 어깨를 다독거리는 한편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그녀의 친정아버지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한다.『저애를 진작에 밀어줬어야 하는건데….』 이처럼 『도전 주부…』에는 친구끼리 혹은 남편을 비롯한 시부모.친정가족등 든든한 응원부대까지 동원,노래실력을 겨루려는 주부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무대에는 혼자 나오지 않는 것이 이 프로의 규칙.그래서 남편의 손을 꼭잡고 나오 는가 하면 어느 주부는 시어머니와 함께,또는 올케.
시누이.친정어머니와 함께 나와 자신을 소개한다.
한편 『「사연」을 안고 나온 주부들이 대부분』이라는게 제작진의 귀띔.다리가 불편한 몸으로 무대에 선 한 주부는 『젓가락장사등 안해본 일이 없다』며 힘들게 살아온 얘기를 한뒤 울면서 『여자는 눈물인가봐』를 불러 객석이 울음바다를 이 룬 일도 있다. 과거 가수지망생인 출연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특징이다.우승자에게 CD앨범과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주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가수가 꿈이었던 것만큼 주부들은 해외여행권보다 자신만의 뮤직비디오등에 집착하는가 하면 본선 진출자 7명에 게 제공되는 무대화장.무대복에 「감동」하고 만다.박해선PD는 『노래방이 확산된 영향으로 노래 실력은 물론 무대매너도 프로가수 뺨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1주일 노래연습끝에 지방에서 온 주부가 있는가 하면 김밥까지 싸가지고 와 나누어 먹는 주부도 있다.박PD는 『노래실력도 중요하지만 「도전 주부…」는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는 것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며 『남편들이 볼 수 없는 오전 시간대인 것이 안타깝지만 건전한 가족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李殷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