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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연예가] 신승훈은 왜 스캔들 하나 없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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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면

20~30대 연예인들은 어렵고 풀리지 않는 고민이 생기면 장안의 용하다는 점(占)집을 가기 전, 이 사람을 찾는다. 바로 연예가 해결사, 국민가수 신승훈. 후배들의 장래와 인생상담은 물론 그 말 많고 탈 많다는 연애문제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심지어 명쾌한 해답까지 찾아준다는데…. 정말?

얼마 전 후배 가수가 찾아와 다급하게 묻는다.

"형은 어떻게 라이브 공연을 하루에 8시간이나 할 수 있어요? 그것도 게스트도 없이 혼자 80곡이나 부르고. 저는 1시간 만에 목이 끊기는 줄 알았어요."

"너, 1부와 2부 사이에 찬물 마셨지? 그럼 순간적으로 식도가 위축해 목이 경직돼. 심지어 노래하기도 힘들어질 만큼. 그래서 콘서트할 땐 아무리 목이 타고 바짝바짝 말라도 반드시 미지근한 물로 목을 축여주어야 해. 꼭 명심해라."

공연장에서 목이 쉬고, 굳은살이 박인 지 4년이 되어서야 터득한 주옥 같은 진리를 단 4분 만에 후배에게 술술 털어놓는다. 주변에서는 뭐하러 노하우를 유출하느냐는 야박한 핀잔도 있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을 자신이 먼저 한 것뿐이라며 겸손해 한다.

노래는 그렇다 치고, 연예가에서 유일무이하게 털어도 먼지 안 나는 스캔들 제로의 신승훈이 과연 '연애'에 대한 충고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제가 가수생활 14년 동안 사랑과 이별을 부른 노래만 100곡. 여기에 웬만한 연애 케이스는 다 들어 있죠."

그래서인지 노래하는 카운슬러 신승훈에겐 유독 따르는 여자 후배들이 많다. 가족은 물론 친한 친구에게조차 하기 부담스러운 얘기를 그에겐 마치 고해성사하듯 줄줄이 풀어놓는다고. 이 때문에 입만 뻥긋하면 신문 일면을 장식할 기삿거리도 많지만 그가 연예가의 상담실장이 된 이유! 신원보장 확실하고, 소문날 일 절대 없고, 무엇보다 천근만근 무거운 입이 보증수표였던 것.

그런데 후배 가수 강타가 애타게 찾은 첫 상담내용은 조금 특별했다. 자신의 친누나를 펑펑 울린 신승훈이 괘씸(?)해 가수가 되면 제일 먼저 만나고 싶었다나. 이건 또 무슨 소리? 1992년 겨울, 꼬마 강타는 집에서 모 방송사 연말 시상식을 보던 중 신승훈이 가요대상을 받자 그의 열렬한 팬이던 강타 누나가 대성통곡을 하며 기뻐하더란다.

'도대체 우리 누나를 울린 가수, 아니 남자 신승훈은 어떤 사람일까'라는 엉뚱한 호기심이 강타를 가수 후배이자 열성 팬으로 만들었단다.

이렇게 연예인이나 일반인 모두에게 중독과 전염성 강한 신승훈표 매력의 비결은 14년 동안 한결같은 그의 음악을 제일로 꼽는다. 지난 콘서트에서는 홍보도 하지 않고 무려 1만4000여명의 관객을 한자리에 모으는 그의 엄청난 저력도 확인했다. 심지어 사랑도 변한다는 요즘…. 우리에겐 영원히 변치 않을 노래, 그리고 사람. 신승훈이 든든해 보인다.

참, 그런데 그의 고민은 누가 해결해주지?

이현주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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