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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cover story] KTX 타는곳 - 천안 아산 방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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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천안아산역(충남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은 서울에서 출발한 고속철의 첫 정차역이고, 영남과 호남에서 떠난 여행객들에겐 수도권의 첫 역이다. 서울역에서 불과 34분 거리이니 이제 천안.아산지역은 수도권이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고속철 개통 초기에는 '고속철 한번 타보자'는 사람 상당수가 서울역~천안아산역 티켓을 끊을 가능성이 크다.

충분히 즐길 거리가 있으니 주저말고 오시라. 아산에는 유명한 온천이 3곳이나 있으며, 천안에는 전국적으로 소문난 병천순대가 입맛을 유혹한다. 천안시와 아산시는 고속철 개통에 맞춰 천안아산역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시티투어 버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남한의 심장부에 자리잡은 대전역(서울역~대전역 49분 소요). 역 주변에는 전국 유일의 효 주제 공원인 뿌리공원 등 볼거리가 숨어 있다. 대전역에는 지금 현재 대전 시티투어 버스가 경유한다.

천안.아산.대전=김방현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 천안 사람들 맛깔스러운 '순대 자존심'

전국에 순대 없는 동네가 있을까. 하지만 시장 골목에서 대충 만들어 파는 것부터 제법 지명도 있는 것까지 순대도 천차만별이다. 지역마다 만드는 법도 다르고 맛 역시 다르다.

천안에서 생겨난 병천순대는 순대 중 순대요, 그래서 천안의 맛과 전통을 자랑한다. 병천순대의 역사는 아우내 장터(천안시 병천면)에서 시작됐다. 아우내 장이 어떤 곳인가. 300여년 전통을 지닌 시골장이며 유관순 열사가 독립만세 운동을 주도했던 곳이다. 장을 오가던 서민들의 출출한 배를 싼 값에 채워줄 음식이 필요했으니, 바로 병천순대다. 그래서 천안 아니, 충청권 출신의 중.장년이라면 대개 어린 시절 아우내 장터에서 순대국밥을 먹은 기억이 있다. 추운 겨울 어머니 손 잡고 장 구경을 나오면, 한쪽에서 가마솥을 걸고 뜨거운 국밥을 말아 내오던 모습이 50여년 전 병천순대촌의 초기 정경이다. 병천순대의 특징은 얇은 돼지 창자에 있다. 다른 지방 순대들과 달리 돼지창자 중 가장 가늘고 부드러운 부분(소창)만을 쓴다. 때문에 순대가 굵지 않아 한입에 먹기 알맞다. 속에는 당면.두부.으깬 선지.야채를 넣는다. 특히 찹쌀가루와 들깨가루를 섞어 돼지고기의 느끼한 맛을 없앴다. 또 다른 매력은 국물맛이다. 은근한 불과 센 불을 번갈아 쓰며 24시간 이상 돼지 사골과 머리뼈를 푹 고아 만든다. 이 국물에 깨끗이 손질한 머리고기.염통 등을 가득 담아 내놓는다.

이전에는 장터 주변으로 순대집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으나 최근 몇년 새 '병천 순대타운'이 조성돼 새단장을 했다. 고속철도 천안아산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15분 거리의 천안역까지 온 뒤 다시 500번 버스를 타고 병천 방향으로 25분쯤 가면 순대타운이 나타나는데 30여집이 성업 중이다. 가격은 순대국밥 3500원, 순대접시 6000원. 아우내 5일장(1, 6일장)이 서는 날 찾으면 시골장의 풍성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순대타운 가까이에 독립기념관(6㎞)과 유관순 열사 생가(2.5㎞)가 자리잡고 있다.

*** 대전 뿌리공원서 조상의 숨결 느껴볼까

과학.온천 도시로 유명한 대전에는 숨어 있는 명소가 많다. 그 중 하나가 국내에서 유일한 효(孝) 테마공원인 '뿌리공원'(042-581-4445)이다. 1997년 대전 중구청이 조성했다. 보문산 자락에 6만1600평 규모로 잔디광장(2400평).삼림욕장(1000평).산책로(4곳).유선장(遊船場) 등이 있어 산책을 즐기러 올 만하다. 어린이를 위한 교통안전교육장(길이 420m)도 마련돼 있다. 고속철이 개통되는 4월이면 이곳에 공원 안팎으로 영산홍도 활짝 피어있을 터.

이곳에는 전국의 259개 성씨(姓氏) 중 현재 72개의 성씨 문중에서 설치한 유래비가 서 있다(아직 입성하지 못한 문중들 중 일부는 유래비 건립을 위해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문중별로 특색있게 만들어놓은 비를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듯하다. 뿌리공원에는 문화유산해설사가 대기해 있어 설명도 들을 수 있다. 공원안 이곳 저곳을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뿌리공원에 가려면 고속철 대전역사(대전시 동구 원동.기존의 대전역 자리)에서 310.310-1.320.321번 등 4개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10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니며 공원까지 30분 소요. 요금은 700원. 연중 문을 열며 개방 시간은 오전 6시~오후 10시(겨울철은 오후 9시)다. 관람료 무료. 전국에서 두번째로 큰 동물원이 뿌리공원 가까이에 있다.

*** 온양.도고.아산온천, 골라 가는 재미가 있다

▶ 아산 스파비스

600년 전통을 지닌 온양온천, 일제 때 개발된 도고온천, 종합레저타운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아산온천.

제각각 전국적으로 유명한 온천들인데, 공통점은 모두 충남 아산시에 있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온천을 3곳이나 가진 시.군이 어디 흔한가.

3~4시간 뒤에 천안아산역에서 고속철을 타야 하는데, 그 사이에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고민할 것 없이 답은 '온천욕'이다. 이들 온천 모두 고속철 이용자가 접근하기 쉬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온양온천은 고속철도역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인 온양시내인 온천동에 있다. 도고온천과 아산온천은 온양시내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다시 2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아산시 시내버스 요금은 820원.

세 온천의 차이점을 더 자세히 알아볼까.

온양온천은 백제 때 탕정(湯井)으로 불린 곳으로 유서깊은 온천이다. 조선시대 세종.세조.영조 등 여섯 임금이 이곳의 온천수에 몸을 담갔다. 58도의 고열 라듐온천으로 수질은 약알칼리성을 띠고 있다. 온양그랜드호텔 등에 대형 대중탕이 있으며 최근 새로 시설을 단장한 온양관광호텔에는 온양행궁(임금의 임시거처) 유적이 남아 있다. 온천 입장료는 호텔(5개)이 5000원, 대중탕(12개)이 2200원.

반면 도고온천(도고면 기곡리)은 수온이 25도에 불과해 물을 데워 쓴다. 대신 한국에는 드문 유황천으로 식수로 이용할 경우 인체 생리작용과 신진대사를 도와 부인병과 생식기.소화기 질환에 효험이 있다. 도고파라다이스호텔과 도고글로리콘도 등 대형 온천시설이 여러 곳 있다. 이용료 5000원. 온양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예산방향으로 20분 가면 도착한다.

아산온천(음봉면 신수리)은 주변이 울창한 산림으로 둘러싸여 삼림욕까지 즐길 수 있다. 38도의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천으로 게르마늄.망간.규산 등 광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1996년 아산온천호텔이 문을 연 데 이어 2001년에 초대형 온천시설(3000명 동시 수용)인 아산스파비스(041-539-2080.www.spavis.co.kr)가 개장했다.

연면적 4000평의 스파비스는 노천탕이 딸린 남녀 대욕장(각각 300평)과 옥탕.기포탕.한방탕 등 각종 이벤트탕 23개를 갖췄다. 이용료는 1만5000원(어린이 9000원). 스파비스 측은 고속철도 승차권을 갖고 오는 여행객들에게 이용료 20%를 할인해 주기로 했다. 아산온천에 가려면 온양시내 삼성증권 앞에서 시내버스를 탄다. 2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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